재정차관 "통화 고평가 후유증, 경기둔화 가능"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8.05.2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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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창간 기념 강연

-"2006년·2007년 내수 좋은 이유 환율 정책 때문"
-"새정부 정책 적어도 1년후 평가받아야"
-'기러기' 내수위축·서비스적자 등 고려할 때

최중경 기획재정부 차관은 23일 "(지난 정부 때) 통화 고평가(환율 하락) 정책의 후유증으로 리세션(경기침체)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이날 여의도에서 열린 뉴스핌 창간 기념 강연에서 "(통화) 고평가 정책은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차관은 다만 "리세션(경기 둔화)은 경제 이론에서 나온 얘기"라고 덧붙였다.

최 차관은 "통화 가치를 높이는 것은 포퓰러한(대중적인) 정책으로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된다"며 "2006년과 지난해 내수가 좋았던 것은 통화 고평가 정책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차관은 환율 정책에 대해서 "정책 당국으로서 어느 한 측면만 볼 수 없다"며 "경상수지 적자와 외채가 늘어나는 것을 경계해야 하지만 서민생활 안정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경기가) 하강하는 국면에서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차관은 또 "새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는 적어도 1년, 길게 보면 2년이 지난 후에 가능하다"며 "(참여정부) 이월분을 제거한 이후에 평가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 차관은 한국 경제를 보는데 도움이 되는 다섯가지 틀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틀은 △자원빈국 △소규모 개방 경제 △저출산 경제 △분단 경제 △'기러기' 경제다.


자원빈국 관련해 최 차관은 "우리나라는 자원 빈국이고 인구 규모상 내수를 지향하기에 무리"라며 "(수출을 지향하는 정책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소규모 개방 경제는 독자적으로 금리 정책을 펴기 어려운 경제"라며 "대외 영향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분단 경제에 대해서는 "북한의 노동력을 활용하는 등 남북문제가 리스크 요인이 아닌 기회요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기러기' 경제에 대해 "송금 부담이 있는 국민들의 정책에 대해 민감해지는 것, 서비스 적자의 상시 요인, 휴가 등을 해외에서 보냈을 때의 내수 위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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