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전달병or전염병? 서울대 수의학과內서도 갈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05.2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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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미국산쇠고기를 시식하고 있는 '광우병에 대한 고찰 및 허와 실' 토론회 참석자들↑23일 미국산쇠고기를 시식하고 있는 '광우병에 대한 고찰 및 허와 실' 토론회 참석자들


"광우병은 전염병이 아닌 전달병이라 어느 정도 안심해도 된다"

지난 8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이현구)의 광우병 토론회 때도 제기된 '전달병' 주장이 23일 또 나왔다.

이날 뉴라이트의사연합이 개최한 '광우병에 대한 고찰 및 허와 실' 토론회 장에서 이영순 서울대 수의대 인수공통질병연구소장은 "광우병은 같이 동거하면서 음식을 나눠 먹어도 감염이 안 된다. 그래서 전염병(Infectious Disease)이라고 부르지 않고 전달병(Transimissible Disease)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광우병의 원인물질인 변형 프리온은 일반 병원체인 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과 달리 단백질 덩어리에 불과해 사람이나 동물체외에서 단독으로 증식하지 못하고 공기·사료·토양·물 등을 오염시켜 다른 동물이나 사람에게 전염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우병 발생국 25개국 중 11개 나라에서만 인간광우병이 보고됐고 영국도 2007년에는 한 사람도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육골분 사료를 금지하고 특정위험물질(SRM)을 차단하기 시작하면서 광우병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 교수는 "비록 세계 어느 나라에서 한 두 마리 정도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의미 없는 수치에 불과하다"고 못박았다.

그는 8일 한림원 토론회에서도 "광우병은 전달병이라 이미 밝혀진 SRM을 전 세계가 통제할 수 있다면 광우병은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뉴라이트의사연합은 토론회에 앞서 미국산 쇠고기를 시식하는 행사도 가졌다. 미 8군에서 쇠고기를 공수해올 정도로 광우병 공포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그러나 19일 열린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주최의 '광우병의 과학적 진실과 한국사회의 대응방안' 토론회에서는 다른 주장이 나왔다.

이날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광우병은 분명히 국제수역사무국(OIE)에 등재된 인수공통전염병"이라며 '전달병'이라는 주장을 일축했다.

우 교수는 "광우병을 잘 알고 있는 EU는 최신 SRM규정 중 '음식으로 SRM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남아있으면 모든 소에 SRM이 들어가 있다고 규정하라'는 단서조항이 있다"며 "프리온에 노출된 많은 사람들 중 앞으로 수십년 내에 발병하는 사람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외국 학자의 의견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감소하는 추세라고 광우병이 없어질 것이라는 논리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우교수는 이어 "정부는 무조건 안전하다는 주장으로 더 이상 국민을 속이지 말고 현실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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