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고유가에 원전으로 다시 눈 돌려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8.05.2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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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5년내 원전 건설할 것"

지난 20여년간 핵이라면 질색해온 유럽이 날마다 치솟는 유가앞에 원전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유럽국중 가장 앞선 나라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이탈리아이다. 이탈리아는 국민투표까지 실시해 가동중이던 원전을 폐쇄하는 등 호들갑을 떨며 원자력을 추방했다.

그런 이탈리아가 향후 5년내 원전 건설을 재개할 계획을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전했다. 클라우디오 스카졸라 이탈리아 경제개발장관은 "원전을 금지하던 법률을 폐기하고 다시 원전을 세우는 법안을 이번 회기안에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를 포함한 대부분의 유럽국들은 지난 20년간 원전 설립을 원천적으로 금지해왔다. 1986년 구소련 체르노빌 방사능 유출사건을 목격하면서 원전 위험성이 부각된데다 당시 핵무기를 반대하는 반핵운동까지 겹치면서 원자력 자체를 '악(惡)'으로 간주하는 분위기가 유럽내에 팽배했다. 프랑스만이 원전을 유지할뿐 대부분은 전체 에너지원중 원전 부담을 줄였다.

당시 원유 가격은 배럴당 50달러를 밑돌았고, 온실가스 배출규제도 현재처럼 엄격하지 않아 그 부담 비용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러나 최근 수급불안정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더우기 2006년 러시아의 푸틴대통령이 가격협상에 불만을 품고 서유럽 국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끊은 것도 에너지자원 확보에 대한 필요성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했다. 천연자원이 얼마든지 무기화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이를 대체할 에너지자원이 필요하다는 경각심이 마음 속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환경운동단체들은 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 즉각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원전외에 풍력, 태양광 등 클린 에너지 분야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비용면에서 원전이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선택이다. 주세페 오누프리오 이탈리아 그린피스 지사장은 "정부의 원전설립 발표로 전쟁이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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