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수지 악화…하위20% 월44만원 적자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8.05.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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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1분기 가계수지 동향' 발표

-소비지출 증가>처분가능소득 증가 '물가상승 영향'
-연료비, 개인교통비 등 두자릿수 증가 '기름값 상승 실감'
-주거비 감소…월세 전세 전환

올들어 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가계 살림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이용이 가능한 소득에서 소비 지출을 뺀 흑자액은 2년 반(12분기)만에 줄었다. 또 연료비, 개인교통비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해 기름값 상승을 실감케 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1분기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흑자액은 54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6% 감소했다. 흑자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05년 3분기이후 2년반만에 처음이다.



흑자액이 감소한 것은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 증가 속도가 빨랐기 때문.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296만원으로 지난해보다 4.0% 증가한 반면 소비지출은 242만원으로 5.3% 늘었다.

특히 중산층인 소득 2분위 가구와 소득 3분위 가구의 흑자액이 각각 147%, 37% 줄어 감소폭이 컸다. 저소득층(소득 1분위 가구)은 지난해(41만원 적자)에 이어 월평균 44만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341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 증가했다. 근로소득이 7.2% 증가해 가장 많이 증가했다. 반면 재산소득은 주가 하락 등으로 2.3% 감소했다.


소득계층별로는 저소득층의 경우 임시·일용직 고용이 줄어 근로소득 증가가 부진해 소득은 4.6% 증가하는데 그쳤다. 고소득층은 재산소득과 이전소득이 각각 11.6%, 24.8% 줄어 소득증가율(4.7%)이 중산층(5.2~5.7%)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소비지출 항목 중에서는 식료품(4.6%), 광열수도(14.6%), 의류신발(4.6%), 교육(6.7%), 교양오락(7.7%), 교통통신(4.4%) 항목이 증가했다. 반면 주거(-5.0%), 가구가사(-2.5%)는 감소했다. 필수적인 지출을 줄일 수 없는 가운데 물가 상승 영향을 받은 것이다.

유가 상승으로 연료비 지출은 16.6% 증가하면서 소비지출 항목에서 가장 증가율이 높았다. 승용차 구입비, 연료비 등 개인교통비도 10.8% 증가하면서 기름값 상승세를 실감케 했다.

교육비에서는 납입금은 2.6% 증가하면서 지난해(13.6%)보다 증가폭이 둔화된 반면 학원 및 개인교습비 지출은 12.1% 급증했다.

주거비에서는 주택설비수선비 지출이 21.7% 감소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월세도 8.0% 감소했는데 월세 부담이 커지자 전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을 설명했다.

세금 등 1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46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2.6% 증가했다. 교육비송금과 생활비송금이 각각 7%, 21% 오르면서 기타비소비지출이 16.6% 증가했다. 소득세, 재산세, 자동차세 등 세금으로 나가는 돈도 13.1% 증가하면서 두자릿수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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