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알고도 당하는 악재, 유가 쇼크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5.2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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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낮 외신을 통해 짧은 뉴스가 전해졌다. 중국 최고위 경제 계획 기구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소문에 대해 해명했다는 내용이다. NDRC가 석유와 가스 가격 통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루머가 나돌자 즉각 근거없는 헛소문이라고 진화하고 나선 것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중국은 민감한 상품에 대해서는 '사회주의' 정책을 취하고 있다. 철저한 국가 통제다.



실제 중국 정부는 유가 급등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 석유제품에 대해 가격 상한선을 설정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 인민들에게 사상최고가로 치솟는 유가는 정부의 손을 거쳐 한템포 죽여 전달된다.

워낙 가파른 유가 상승세에 정부가 석유 제품의 가격 통제를 느슨하게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인민들 사이에 확산된 것이다. 전날 중국 증시에서 정유주는 반등하기도 했다.



정부가 석유 가격 통제를 포기하면 중국의 물가는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페트로차이나 같은 정유업체들은 떼돈을 벌겠지만 물가는 통제권을 벗어나 춤을 출 게 뻔하다. 중국 정부가 통제를 포기할 수 없는 절박한 이유다.

국제유가가 증시의 가운데로 진입했다. 상승 속도가 빨라지며 주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22일 유가는 배럴당 135달러마저 넘어섰다.


이번주 유가가 급등의 배경에도 역시 중국이 있었다. 고유가 시대의 첫번째 이유로 중국의 수요가 꼽히지만 이번주에는 중국의 디젤(경유) 수입 증가가 결정타를 날렸다.

중국이 올림픽을 앞두고 재고를 늘리고 있으며, 가뜩이나 쓰촨성 지진 복구에 디젤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가세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4월 52만톤의 디젤을 수입했다. 일년전 수입량은 3만413톤이었다. 올들어 4개월 동안 증가량은 일년전보다 8배 증가했다. 5, 6월에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디젤은 원유에서 200도이상의 열을 가해 뽑아낸다. 디젤 가격은 물론 원유 가격이 급등했다. 디젤과 보완제로 쓰이는 난방유도 덩달아 급등했다.

플로리다 팜 비치에 위치한 헤지펀드인 시브리즈 파트너스 자산운용의 더글라스 카스 대표는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소비가 직접 영향을 받는다"며 "증시가 아직은 외면하고 있지만 현재의 유가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들은 이미 에너지 비용 증가와 씨름하고 있다. 아메리칸 항공은 이날 대규모 감원과 화물 검사 수수료 등 비상 대책을 발표했다. 항공사들은 유가 급등에 가장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 이날 주가는 아메리칸 항공이 24.2%, 컨티넨탈 항공이 13.15%, 델타 항공이 16.4% 각각 급락했다. 유나이티드의 항공의 모기업인 UAL은 29.5%나 무너졌다. 항공사는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증시가 반등해도 유가에 짓눌려 그 탄력을 약할 수 밖에 없다. 주요 경기지표로는 1분기 및 3월 주택가격지수가 나온다. 1분기 주택 가격은 1.3%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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