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서관에서 꽃피는 초록빛 꿈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2008.05.3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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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사회공헌 1등 '리딩뱅크' KB국민은행

편집자주 기업들의 사회공헌 의식이 무르익고 있다. 50~60년대 가난했던 시절, 어려운 이웃을 돕던 물품 위주 기부 문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정(情)을 나누는 봉사활동과 다채로운 공익상품의 등장까지 갈수록 진화하는 공익활동이 전개되는 추세다. 경제적 성과와 공익을 결합하는 창조적인 사회공헌 방식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제 '봉투'만 건네는 것이 아니라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데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나눔 문화를 펼쳐가는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약상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작은 도서관에서 꽃피는 초록빛 꿈


국민은행 (0원 %)의 사회공헌 테마는 '청소년'

5월19일 서울 도봉구 도봉1동에 위치한 초록나라도서관에는 흥겨운 잔치가 벌어졌다. 아이들은 얼굴에 예쁜 꽃과 나비 등 페이스페인팅을 한 채 도서관 앞 길가에서 고사리손으로 직접 솜사탕을 만들어 먹으며 연신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초록나라는 2004년 지역주민들의 풀뿌리활동으로 6평 공간의 컨테이너에서 문을 연 작은도서관.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교육으로 꿈을 심고자 설립된 작은도서관이 이날 리모델링으로 새롭게 태어난 날이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이 후원하는 '고맙습니다 작은도서관' 사업에 선정돼 도서관 꾸미기라는 행복한 작업을 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이 지역은 서점 1곳에 불과한 반면 PC방은 40개가 넘게 넘쳐나는 서울 변두리 지역으로 교육과 복지에서 소외되기 쉬운 곳이라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작은도서관'은 그 의미를 더했다.



"국민 아저씨 멋져요." "예뻐진 도서관이 참 좋아요." 아이들은 비뚤비뚤한 글씨로 감사 카드를 쓰고 색색의 도화지에 소감의 글귀를 넣은 장식물을 만들어 복도에 내걸었다.

이날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며 즐거워하던 초등학교 새내기인 박하은(8) 양은 "책이 많이 늘어나서 기분이 좋다"며 기뻐했고 친구인 동갑내기 조유리 양도 "하루에 네 번씩 도서관에 들릴 거예요"하며 웃었다.

주부 자원봉사자인 오영화(40)씨도 "공부하기 좋은 환경이 됐다"며 "지역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꾸려가기 힘든 점이 많은데 앞으로도 기업들의 관심과 사랑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써준 '고맙습니다'라는 카드를 보며 도서관 리모델링 개소식에 참석한 국민은행 임직원들도 동심으로 돌아간 듯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최인규 부행장은 축사를 통해 "작은도서관이지만 주민들의 사랑이 크게 넘치는 '큰도서관'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고객들의 곁으로 한걸음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이제 사회공헌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꾸준히 펼쳐야 할 기본 정신으로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최근 전국은행연합회가 발간한 '은행 사회공헌활동보고서 2007'에 따르면 21개 회원사 은행들은 작년 한해 동안 사회공헌활동에 총 3924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이 531억원으로 사회공헌 금액이 가장 많았다.

비단 물품 후원만이 아니다. 소외된 이웃을 위해 고무장갑을 끼고 김장김치를 담그는 CEO, 1400명이 산동네에 모여 25만장을 연탄을 나른 '사랑의 연탄 나누기', 연 인원 5만5000명이 총 24만 시간 동안 사회봉사활동을 기록 등 마음과 정성을 나누는 봉사활동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 금융계 최초 사회공헌 전담부서 신설

"대한민국 대표 은행답게 사회공헌 부문에서도 리딩뱅크 역할을 하겠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2006년 국민은행 사회공헌 원년'을 선언했다. 금융업계 최초로 사회공헌 전담부서인 '사회협력지원부'를 신설하고, 사회봉사단도 확대ㆍ개편했다.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이웃과 고객에게 다가가는 사회공헌이라는 철학으로 글로벌 뱅크로서 사회적책임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는 게 그 철학의 바탕이다.

'사회공헌 전도사'로도 불리는 강 행장은 지난 4월30일 'KB청소년 하늘극장' 및 5월1일 경기도 부천의 '고맙습니다 도란도락 작은도서관' 개관식 등에도 직접 참석해 사랑 나눔 활동의 활성화를 도모했다.

국민은행이 진행하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 중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미래의 주인인 청소년에게 배움과 문화체험의 기회를 주는 것. 미래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승재 사회협력지원 부장은 "사회공헌의 테마를 청소년으로 정한 것은 의식주 지원도 중요하지만 진정 미래를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교육이란 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인식 하에 지난해 4월 국민은행은 민간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서울특별시와 '청소년 돕기 후원 협약'을 체결하고 '국민은행 영어캠프' '희망공부방' 등 청소년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 사랑을 쏟고 있다.

'국민은행 영어캠프'는 평소 영어를 접할 기회가 적은 어린이들에게 영어캠프 체험을 통하여 보다 쉽고 재미있게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고자 시작됐다. 2006년에 1900명, 2007년 3200명이 영어캠프를 체험했다. 김 부장은 "고액의 일반 영어캠프와는 달리 경제사정이 넉넉치않은 가정의 아이들에게도 생생한 영어 학습의 기회를 줘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11월 10억원의 후원금으로 전국 10곳에 만들어진 작은도서관 사업은 올해는 더 전진, 해외에도 보급된다. 오는 9월에는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각각 2개관과 1개관이 문을 열 예정이다.

문화예술은 국민은행 사회공헌의 또다른 테마다. 전통 국악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청계천 소리 산책', 장애인들로 구성된 연극단체 지원 등 건전하고 아름다운 문화 활동에 대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립중앙극장 야외극장인 '하늘극장'의 리노베이션을 후원하여 전천후 야외극장인 'KB청소년 하늘극장'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은 국민은행 메세나의 백미. 국가기관이 운영하는 공연장에 민간기업의 이름을 딴 첫번째 극장으로 국가기관과 민간기업간 성공 파트너십 구축 사례로 문화계는 물론 일반 기업들로부터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돈도 모으고 사랑도 실천하는 국민은행의 공익 상품

국민은행에는 돈도 모으고 이웃도 돕는 '두배로 기분좋은' 공익형 재테크 상품도 많다. 지역사회 개선에 보탬을 주는 공익형 상품이 특히 주를 이룬다.

국민은행의 대표적 어린이예금 상품인 '캥거루통장'은 저소득층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 기능이 담겨있다. 고객과 은행이 기부금을 조성해 난치병 어린이를 지원하는 상품이다. 이 통장은 은행이 계좌당 1000원의 기부금을 매칭 그랜트 형식으로 조성해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전달, 난치병 어린이 치료를 후원한다.



고객들은 만기 때 끝전(1000~9000원 한도)에서 원하는 금액을 기부할 수 있다. 이 통장의 가입자는 현재 18만명에 육박한다.

'명품(名品)여성자유예금'은 가입기간 중 5시간 이상의 봉사활동을 하거나 입양 자녀가 있는 경우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또 부모를 부양하거나 다자녀 가정인 경우 최고 연 0.4%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가족사랑우대금리' 대출과 장애인 가구주이거나 배우자가 장애인인 경우 가계안정자금을 저리로 대출해주는 '장애인자립자금' 대출 등 특화 대출 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이뿐 만이 아니다. 카드사용금액의 일정률을 '한국교총장학회'에 기부하는 'KB교육카드'의학술ㆍ교육 프로그램, 포인트리 카드 고객이 카드를 사용하기만 하면 해마다 1000원을 은행에서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KB포인트리카드' 후원 프로그램 등 사회공헌도 '골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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