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패닉, '보이는 위협' 증시로는 언제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5.2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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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다우지수가 지난 이틀간 400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국제유가의 무서운 폭등세에 투자자들이 겁을 먹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가 은행들의 대규모 상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마저 겹치며 꺼져가던 신용경색 위기감도 증폭됐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느끼는 공포심은 이전 급락 때와는 다른 모양새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지적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21일 18.59를 기록했다. 이번주 13% 상승했다. 많이 튀긴 했지만 최악의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



연초 VIX지수는 30까지 치솟았다. 투자자들의 공포심이 극에 달했고, 투매가 속출했다.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신용위기로 금융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붕괴될 위기에 있다는 공포를 반영한 결과다. 언제든지 대형 은행이 부도가 날 수 있고, 이에따라 금융시장이 시스템 리스크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컸었다.

이번주 조정은 천천히 움직이는 '괴물', 다시말해 유가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움직임이 느려 눈에 보이면 투자자들은 괴물에 대비할 시간을 벌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놀렌버거 캐피탈 파트너스의 토드 클락 운용본부장은 "유가가 통제될 때까지 증시에 황소가 등장하길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증시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유가 급등세가 진정돼야한다는 간단한 논리이다.

바로 이같이 보이는 선명함 때문에 투자자들은 패닉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었다고 WSJ는 진단했다.

그러나 간단 명료한 진단에 비해 치료는 어렵다. 변동성이 최대로 폭발하지는 않았지만 고유가는 두고두고 증시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금융시스템 위기가 베어스턴스 매각을 계기로 급하게 완화된 것과 달리 고유가 문제는 해결이 매우 어렵다. 미연준(FRB)의 개입으로 베어스턴스 위기는 한방에 풀렸지만 고유가는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켜있다.


그리고 기업 실적에 훨씬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원유시장이 150달러마저 돌파하는 패닉을 보인다면 증시의 패닉도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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