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미국 책임 크다"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05.22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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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머니

- 美상원 비판에 석유사CEO들 '발끈'
- "미국 공급 제한 문제…OPEC 탓할 것 없다"
- 석유시추규제 풀고 대체에너지 개발 장려해야


"우리 탓하기 전에 미국부터 석유 규제 풀어라."



미국 대형 석유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발끈했다.

미 상원사법위원회(SCJ)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유가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석유회사 CEO들을 불러세우자 이들은 오히려 "미국 정부의 규제 때문에 석유 공급량을 늘리기 어렵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고유가, 미국 책임 크다"


21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SCJ는 엑손모빌 코노코필립스 쉘오일 쉐브론 BP 등 석유회사 CEO들을 소집, 기록적인 유가 상승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물었다.



리처드 더빈 상원의원은 "우리는 지금 경기침체로 떨어질 낭떠러지 앞에 있다"며 "미국인들이 고유가에 신음하고 있는 반면 당신들(석유회사)은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느냐"며 힐난했다.

그는 이어 "당신들 중 누구하나 국민들이 짊어진 짐에 대해 걱정한 이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석유회사 CEO들은 "그렇다"며 "시장에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 BP의 로버트 말론 회장은 "우리가 세계 시장을 바꿀 순 없다"며 "고유가는 공급량을 늘리는 데 실패한 미국과 다른 국가들 모두에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존 호프마이스터 쉘오일 회장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작용하고 있다"며 "석유 수출국들이 자국 이익을 위해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고 다른 국가들은 경제 성장을 위해 그 비용을 치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프마이스터 회장은 특히 '미국이 공급 제한의 한 축'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에 매장된 석유 시추는 지난 30년간 제한돼 왔다"며 "미국부터 알래스카 록키산맥, 대륙붕 등 석유가 매장된 지역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CEO는 "석유시장 자유화는 미국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석유시추금지법은 석유수출기구(OPEC)가 공급량을 조절하는 데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체에너지 개발을 제한하는 규제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코노코필립스의 존 로우 대표는 "의회가 균형된 에너지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석유 시추 규제를 풀 뿐만 아니라 대체 에너지 자원 개발을 장려하고 에탄올 관세를 철폐하는 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국제유가는 배럴당 133달러도 넘어섰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4.19달러(3.3%) 오른 133.17 달러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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