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오일 패닉'..다우 227p↓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5.22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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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당 133달러..연준 '금리인하 중단 시사' 겹쳐 급락

국제유가가 배럴당 133달러마저도 돌파하며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경기가 위축되더라도 더 이상의 금리는 없을 것이라는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사록도 하락 폭에 기여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27.49포인트(1.77%) 하락한 1만2601.19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22.69포인트(1.61%) 떨어진 1390.71, 나스닥지수도 43.99포인트(1.77%) 내려선 2448.27을 각각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33달러를 넘어서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
주간 원유재고가 예상을 뒤엎고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원유 선물 시장에서 '매수 패닉'이 일었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FOMC 이사록에서 경기가 위축되더라도 금리를 더이상 내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치솟는 유가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면서 연준이 더이상의 금융 완화 정책을 펴기 힘든 상태에 놓였다는 점이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 유가 전자거래서 134달러도 넘어..항공주 추락

국제유가가 배럴당 133달러도 넘어서면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4.19달러(3.3%) 오른 133.17 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이날 장중 정규거래에서 최고 133.38달러를 기록했으며 전자거래에서는 133.72달러까지 치솟았다. 장이 끝난 이후에도 전자거래에서 상승세가 지속되며 배럴당 134달러도 넘어서고 있다.


이날 발표된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는 원유재고는 전주보다 532만배럴 감소한 3억2040만배럴을 기록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오히려 30만배럴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 급등으로 엑슨 모바일과 셰브론은 장중 강세를 보였으나 오후장 들어 연준의 FOMC 이사록이 공개된후 장 분위기가 더욱 냉각되면서 역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엑슨과 셰브론은 각각 0.9%, 0.1% 내렸다.

유가급등은 항공주에도 직격탄이 됐다. 컨티넨탈과 델타에어가 각각 12% 15%씩 내려섰다.
특히 아메리칸 에어는 유가 급등에 따른 경영난에 대처하기 위해 항공편을 12% 줄이고 수하물 1개에도 15달러씩을 부과하는 등 비상대책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25% 폭락했다.
유나이티드 에어도 29% 폭락했다.

◇ 연준 "더 금리 안내린다"..무디스 악재 겹쳐 금융주↓

FOMC 의사록 공개 직후 미 증시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금융주 약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21일(현지시간)공개된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상당수 위원들은 "경기가 추가로 둔화된다 하더라도 금융완화정책을 추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경기하강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연준은 FOMC 이사록과 함께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 성장률을 기존의 1.3-2.0%에서 0.3-1.2%로 낮췄다.

FOMC 의사록과 아울러 무디스가 파생상품에 신용등급을 잘못 부여했다는 소식도 금융주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전산오류로 수십억달러 규모의 파생상품에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잘못 부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앞서 파이낸셜 타임스는 무디스 내부문서를 인용, 무디스가 지난해초 새로운 형태의 파생상품인 'CPDO(Constant-Propotion Debt Obligation)' 등급산정과정에서 전산입력 오류(coding error)로 이같은 결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FT는 무디스가 지난해 같은 오류가 발생한 사실을 발견하고도 즉각 등급을 하향하지 않았으며 올해초에야 해당 CPDO의 등급이 몇단계씩 하향됐다고 전했다.

등급산정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서 무디스 주가는 전날에 비해 15.9% 폭락했다. 신용평가 회사 S&P의 모기업 맥그로 힐 역시 동반 약세를 보였다.

◇ 달러화약세 지속

유가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등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달러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점도 달러약세를 가중시켰다.

오후 4시53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1.45센트(0.92%)상승 (달러가치 하락)했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0.2%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도 전날에 비해 0.6% 하락, 달러약세 현상을 반영했다.

독일 뮌헨 소재 민간연구소인 이포(IFO) 인스티튜트는 독일 기업들의 신뢰를 반영하는 5월 이포지수가 전월(102.4)보다 개선된 103.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포지수는 10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발표로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면서 달러화 반전의 동력을 당분간 찾기 힘들어졌다. 조르그 크래머 코머즈방크 수석 애널리스트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는 접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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