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프시장 이상기류, 혼란 진원지 되나

더벨 김동희 기자 2008.05.2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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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금융시장]② 외화 유동성 부족이 문제..."심각한 위기 아니다" 반론도

이 기사는 05월22일(11:3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늘어나는 단기외채에 대한 대책 마련을 시사하면서 스왑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정부의 단기외채 규제가 자칫 스왑시장을 비롯한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달러 유동성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불안감이 더 크다.

일단 시장참가자들은 정부의 직접적인 단기 외화차입 규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하느냐에 따라 스왑시장이 금융시장 불안의 방아쇠를 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화유동성 부족이 이번에도 가장 큰 문제다. 최근 스왑 시장에서 외화유동성은 나쁘지 않았다. 최악의 국면을 벗어나 제자리를 찾는 듯한 모습이었다.

은행과 기업의 해외채권 발행이 점차 늘어났고 해외 투자은행(IB)을 포함한 금융회사들의 외화 공급도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원화와 달러를 바꿔주는 통화스왑금리(CRS)는 안정적인 박스권을 그렸다. 한 때 -4%포인트(400bp)까지 확대됐던 스왑베이시스 역전폭은 -1.87%포인트(187bp)로 축소됐다.


그러나 정부가 외채규제를 언급한 이후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CRS금리가 급락하고 채권금리와 이자율스왑금리(IRS)는 급등, 스왑베이시스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

CRS는 외채규제가 언급된 지난 19일 하루에만 51bp 하락했다. CRS와 IRS의 차이인 스왑베이시스 역전폭 역시 지난 16일 -187bp에서 19일 -248bp로 확대됐다. 지난 3월17일이후 두 달만에 최고수준이었다. 아무리 비싼 값을 치른다 해도 달러를 내놓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정부가 실질적으로 해외에서 차입하는 달러를 규제하기 시작한다면 일시적인 외화유동성 부족은 더 심각해 질 수 있다. 구조화채권과 관련한 옵션물량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도 있다.

상황이 이렇게 바뀌자 지난해 말과 같은 금융시장 쇼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외은지점들이 손비 인정비율 축소에 대비하기 위해 포지션을 조정하면서 금융시장은 일대 혼란을 겪었다. CRS와 IRS 등 스왑시장이 먼저 충격에 휩싸였다.

스왑베이시스가 확대되고 본드스왑스프레드가 급격히 벌어졌다. 이후 채권금리는 폭등했으며 원/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구조화채권 관련 옵션물량까지 매물로 던져지면서 변동성은 더 커졌다. 한은과 정부가 시장 개입에 나서며 어렵게 진화했지만 파장은 올 초까지 이어졌다.



외국계은행 채권 매니저는 "지난해 말과 같은 금융시장 쇼크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일단 재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치느냐가 관건이겠지만 한번 흐름을 잘못 잡게되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금융시장의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왑시장 일각에서는 심각한 금융위기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한 차례 학습효과를 경험하면서 스왑베이시스가 벌어지면 국내 참가자가 먼저 포지션을 채울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에도 스왑베이시스가 -400bp가량 벌어졌지만 이내 축소되면서 결과적으로 외국인에게 재정거래 기회만 제공한 셈이었다.



시중은행의 한 스왑 매니저는 "그 동안 외화유동성 부족으로 고생한 곳들은 어느정도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스왑베이시스가 확대된다면 국내기관들이 재정거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금융시장 쇼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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