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17대국회, 與 FTA 막판 '총력전'

오상헌 기자, 조홍래 기자 2008.05.2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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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비준안 통과 가능성 '희박'...고민 깊어가는 당·청

- 23일 본회의까지 남은 시한 '이틀'
- 與, 야권 설득·압박 양동작전
- 李대통령 담화문 발표예정, 姜대표 "자유투표해야"

여권이 '안간힘'을 쓰며 막판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17대 국회 처리를 위해서다. 17대 마지막 국회인 5월 임시국회는 이틀 후인 23일 본회의를 끝으로 사실상 문을 닫는다.



하지만 야권은 꿈쩍않고 있다. '쇠고기 재협상없이 한미FTA는 없다'는 입장 그대로다. 한미FTA 통과가 이미 공염불이 됐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상황이 이처럼 절박하게 돌아가자 한나라당은 연일 야권에 대해 '설득'과 '압박'의 양동작전을 펴고 있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미FTA'를 주제로 한 대화가 오갔다. 특히 민주당 등 야권에 대한 성토가 주를 이뤘다고 한다.

강재섭 대표는 "정부가 야당의 요구대로 추가협의를 통해 검역주권을 명문화했음에도 정치공세로 일관하는 것은 제1당의 자세가 아니다"고 야권을 비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지난 1년간 민주당 행보를 보면 쇠고기는 하나의 핑곗거리고 FTA 비준안 저지를 통해 결국은 이명박 정부의 경제살리기에 발목을 잡고, 흠집을 내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측에 '자유투표'를 촉구하는 발언도 나왔다. 강 대표는 "내일 모레(23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FTA 비준안이 반드시 표결처리돼야 한다"며 "당론으로 정하기 곤란하면 자유투표의 길이라도 열어줘야 한다"고 민주당에 촉구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현재 당론으로 한미FTA 처리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의원 개개인들의 입장은 천차만별이다.

의원 각자가 소신에 따라 자유투표를 할 경우 한미FTA의 17대 국회 처리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다. 조윤선 대변인은 "표결시 (통과 전망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비준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FTA 소관 상임위인 통일외교통상위원회 회부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민주당 소속 김원웅 위원장의 입장이 부정적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여야 간사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며 직권으로 회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우회로'인 국회의장 직권상정도 어려운 상황이다. 임채정 국회의장은 전날 안상수 원내대표의 직권상정 요청을 거부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안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들이 중심이 돼 임 의장과 김 위원장을 끝까지 설득키로 했다. 안 원내대표와 진영 통외통위 간사는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개별 접촉을 통해 한미FTA 처리 협조를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엔 의원총회를 열어 '한미FTA 비준안 처리 결의대회'를 갖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르면 22일 한미FTA의 조기비준을 촉구하는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담화문에는 쇠고기 파동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 입장 표명도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는 야권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이 직접 쇠고기 수입 과정의 문제점을 사과했고 추가 협의를 통해 검역주권도 확보된 만큼 야권이 즉각 한미FTA 통과에 협조해야 한다는 논리가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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