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일꾼]중소기업의 대변자, 허범도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8.05.2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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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도 한나라당 당선자(경남 양산)는 33년간 공직에 몸담았다. 말 그대로 행정전문가다. 하지만 이 말로는 부족하다. 그를 제대로 설명하려면 행정전문가 앞에 ‘현장’이란 말이 붙어야 한다.

[18대 일꾼]중소기업의 대변자, 허범도


허 당선자는 1996년 부산·울산 초대 중소기업청장으로 임명돼 부산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 때 한가지 결심을 했다. 줄곧 중앙부처에서만 근무하다 처음으로 지방에서 일할 기회를 잡은 만큼 늘 머리 속에만 있던 것을 실천해보기로 한 것. 그는 "입으로만 '실물경제' 하지 말고 철저히 현장 방문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1일(日)1사(社) 운동’. 하루에 중소기업 하나를 직접 방문하자는 취지였다. 이 결과 그는 지금까지 1773개의 기업을 방문할 수 있었다. 허 당선자는 "기업에 직접 가보면 책상에서 보고 받거나 서류로 보던 것과 차이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그만의 기업 '감별법'도 생겼다. 공장 청소 상태나 물류가 들어오는 진입로는 물론이고 직원들의 눈동자만 봐도 그 기업의 경영 상태를 가늠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기업의 '감춰진 가치(Hidden Value)'를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책상에 앉아 보고가 올라오기를 기다리지만 말고 과감하게 '1일1사', 안 되면 '1주(週)1사'라도 해야 합니다. 앨빈 토플러가 지적했듯 기업은 100마일로 달리는데 공무원은 30마일, 입법가는 10마일로 달리고 있습니다. 현상과 책상의 격차를 줄이는게 선진국이 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예요."

허 당선자는 이후 산업자원부 차관보와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거쳤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것은 현장행정으로 쌓아온 자산을 사장시키지 말고 정책·예산활동에 반영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을 "중소기업인들과 뿌리에서부터 땀방울 흘려온 친구"라고 소개하며 경제적 약자를 대변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도 밝혔다.

그는 선거운동에서도 '현장'을 1순위로 내세웠다. 양산시장에서 만난 미나리 할머니는 손을 잡으며 "벼슬 시켜줬더니 선거 때만 오더라"고 국회의원들에 따끔한 한마디를 했다. 경로당에서 만난 할아버지는 "찍어는 주겠는데 싸울 땐 너희끼리 싸우고 텔레비전에선 좀 보여주지 말라"고 했다. 허 당선자는 "이런 말씀이 바로 정치의 뜻"이라고 되새겼다.


허 당선자는 정치를 결심한 뒤 "불망초심 불기초심(不忘草心 不棄初心)'이라는 좌우명을 직접 지었다. '민초라 할 수 있는 국민의 마음을 잊지 말고 처음 가졌던 마음을 버리지 말라'는 뜻이다. 그는 과거 산업자원부에서 일하며 재정경제위원장과 산업자원위원장이었던 정의화, 이윤성 한나라당 의원과 친분을 쌓았다. 18대 국회에서 희망하는 상임위도 산자위(명칭 변경전)다.

△경남 고성·1950년생 △부산대 상대·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숭실대 국제경영대학원 박사 △국무총리실 국무회의담당관 △중소기업청 지방청장 △중소기업청 이사관 △중소기업청 차장 △산업자원부 차관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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