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매수기회인가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5.21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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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매도가 전방위적이면 추세하락 재개

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빠진 뒤 미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현·선물 동시 순매도 행진을 펼치고 환매에 시달리는 기관이 매도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미증시마저 하락세로 방향을 돌렸기 때문에 이날 장에 대한 전망은 우울하다.

미국 4월 핵심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의 2배인 0.4%에 달하면서 연간 3.0%에 이르러 91년12월 이후 최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인플레 우려가 부상했다.
국제유가(WTI)가 배럴당 130달러선에 육박하고 금값이 나흘 연속 상승하는 등 물가 불안감이 고개를 들었다.



미달러도 약세를 나타냈고 미국채 수익률은 이틀째 하락했다. 변동성(VIX) 지수는 상승폭이 크지 않았지만 그동안 일방적인 하락세를 접고 사흘째 상승했다.

미증시 하락을 등에 업고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이어진다면 코스피지수가 이틀간 어느정도 힘을 발휘했던 반발력을 아예 상실할 지 모른다.



1900선 안착을 목전에 두고 조정이 커질 경우 추세 관점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연저점(1537)부터 1901선까지 23% 이상 오른 것이 베어마켓 랠리의 한계에 봉착한 것인지 아니면 이날 예상되는 추가하락 시점이 절호의 매수기회인지를 알아 맞추는 것이 새로운 승부수로 떠오른 셈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1900선을 목전에 두고 장중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데 투자자에게 있어 두가지 선택이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조정이 견딜만한 정도의 조정이라면 다시 한 번 좋은 기회가 오는 것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중기적인 관점에서 차익실현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날까지 이틀간 외국인은 2559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는데 전기전자 업종에서만 5500억원을 순매도했다. 전기전자를 제외하고는 3000억원을 순매수했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이는 외국인의 순매도가 시장 전반적인 대응이 아니라 종목별 대응이었다는 뜻이 된다.


물론 장세의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이 이날 전방위적인 매도공세를 펼친다면 추세에 베팅하는 흐름으로 읽힐 여지가 있다.

글로벌 증시가 재차 위험한 국면에 들어가는 것으로 판단한다면 많이 오른 종목에 대한 차익실현 뿐만 아니라 위험자산에 대한 축소 차원에서 종목과 업종을 가릴 것 없이 시장 전반에 대한 매도를 취할 것이기 때문이다.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코스피 시장이 상당부분 밸류에이션 정상화 과정을 거쳤고 업종별 밸류에이션을 살펴봤을 때 매력적인 업종이 남아있지 않다면서 증시 고평가 상태를 주장했다.

그는 "현재 주식의 가치는 절대적으로나 상대적으로나 그리 매력적이지 않으며 주가 하락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조정시 매수 전략은 아직 이르다"고 내다봤다.

전날 10일 이평선에서 지지받은 코스피지수가 추가하락할 경우 20일 이평선까지 30포인트의 하락 여지가 있다.
무엇보다도 연저점에서 2개월 연속 상승하는 과정에서 지지선 역할을 해내고 있는 주봉 5MA가 지나가는 1850선이 분수령을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추가 조정을 염두에 두지만 기술적으로 1850선에 위치한 상승채널 하단의 지지 여부에 주목하면서 신규 포지션을 설정하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외국인과 투신권의 매도세로 큰 폭 조정을 보였던 전기전자 업종은 단기 과매도권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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