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넘은 고유가, 美경제 중요변수 부상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8.05.2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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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129달러를 넘어 마감하자 앞으로 유가가 미국 경제를 좌지우지할 중요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이 더욱 악화되고 이에 따라 성장률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올 연말까지는 금리를 더 이상 내리지 않겠다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단호한 입장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콘 FRB 부의장은 이날 "연준의 금리인하 정책이 효과를 보면서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며 "이번 달 추가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유가 129달러도 넘어, 소비 침체 우려



유가가 129달러까지 넘긴 것은 이날 투자은행들이 앞다퉈 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달러 약세와 수급 불일치 전망으로 원유를 매입하고 있다.

오크트리애셋매니지먼트의 로버트 파블리크는 "모든 사람이 걱정하고 있는 것이 바로 고유가"라면서 "지난 두 달 동안의 증시 랠리 역시 앞으로 지속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유가가 129달러를 넘자 뉴욕 증시에서 소비 관련주들은 일제히 하락하며 지수 급락을 주도했다.


◇ 고유가로 연준 금리 스탠스 바뀔 수도

마켓워치는 이날 유가 급등과 관련 "달러 가치 회복에 베팅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유가 추이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유가는 소비 침체로 이어져 경제 성장률을 낮출 공산이 크고 이에 따라 연준도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연준은 가장 최근 열린 지난달 30일 FOMC 발표문에서 "인플레이션도 걱정이지만 성장 둔화가 더 크게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데일리FX닷컴의 케시 리 전략가는 "콘 부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차단하는 발언을 했지만 소비지출이 눈에 띄는 수준으로 줄면 금리 인하 정책으로 복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뉴욕멜론의 마이클 울포크 수석 외환 전략가는 유가가 달러화에 미칠 가능성을 두 가지로 제시했다.

그는 "고유가는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높이는 요인이기 때문에 FRB에 금리 인상의 동기를 부여하고 이 경우에는 미 달러 가치 상승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유가가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소비가 급격히 침체될 경우 FRB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출 것이고 이 경우에는 달러 가치가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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