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곡물 폭등, 배후에 기관 있다"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5.21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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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청문회 증언 "연기금·기업·국부펀드 등 인덱스 투기"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국제유가와 곡물, 금속 등 상품가격 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2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에서 열린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마스터스 캐피털의 마이클 마스터스 이사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이같은 현상을 증언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법 제정을 통해 이같은 부작용을 바로잡을수 있다"고 말했다.

미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29달러를 돌파한 이날 열린 청문회에서 마스터스는 "기업들은 물론 정부 연금펀드, 국부펀드, 대학장학기금 등 상품선물시장에 새로 뛰어든 기관들이 '수요 충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다우존스-AIG 상품지수와 같은 대중적인 지수에 자산을 쏟아붓고 있는 인덱스 투기세력들을 상품가격 급등의 요인으로 지목했다.
마스터스는 "이같은 투기세력들이 선물계약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어떤 시장참가자들보다 많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상원 외교위원회 국제경제 담당국장 벤 스타일은 상품지수 투자 자산의 규모가 연초대비 3분의1이상 급중, 2500억달러에 달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국제 상품가격, 특히 에너지와 곡물가격의 급등은 미국인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으며 수백만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타일 국장은 이어 "상품을 투자자산으로 접근하는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가격 급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자산운용규모가 큰 연금펀드와 기관투자가들이 투기(speculation)포지션 한도를 넘어 상품시장에 과도하게 자산을 투자하면서 상품가격을 폭등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마스터스는 의회가 인덱스 투기를 금지하고 연기금이 상품지수 추종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투기세력들이 감당 가능한 규모 이상의 포지션을 취할수 없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제프 헤리스 상품 선물거래위원회(CFTC) 이코노미스트는 "자료분석결과 투기꾼들이 조직적으로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투자가들이 최근 상품시장으로 밀려들면서 상품선물시장이 '견조한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투기포지션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시장 유동성을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세프 리버만 국토안보 위원장은 CFTC가 상품거래를 적절하게 감시하고 감독할수 있는 권한과 능력이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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