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에 멍드는 中 증시, 기회일까?

머니위크 황숙혜 기자 2008.05.2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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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촨 지역의 지진 여파가 중국 증시에 본격 밀려들며 강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지진 발생 초기만 해도 기업이익 및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제시됐다. 하지만 지속되는 강한 여진은 쓰촨 지역 뿐 아니라 증시까지 패닉으로 몰아갈 기세다.

강진에 멍들고 있는 중국 증시는 투자 기회일까 피해야 할 무덤일까. 지난 12일 지진 발생 후에도 3600 선을 지켰던 상하이종합지수는 20일 4.5% 폭락하며 3500 아래로 밀렸다.



지진 여파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냉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중국 정부는 지진으로 인한 기업 손실이 95억달러에 달한다고 집계했고 민간 조사에서는 피해 금액이 2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투자자들의 우려에도 전문가는 성급한 매도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CNN머니는 강진으로 인한 피해가 크지만 여전히 급성장하는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데 월가 애널리스트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쓰촨과 주변 지역은 석탄 및 천연가스를 포함한 원자재 매장량이 많을 뿐 제조업체와 금융 등 기업 비중은 크지 않다는 것.

업종별로 투자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마켓워치는 인프라와 기초소재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한편 금융주에 대해서는 신중할 것을 주문했다.

시멘트와 철강 및 건설 소재 관련 제품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피해 복구를 위한 수요 뿐 아니라 이번 사태에 신축 건물마저 힘없이 무너지며 이른바 '두부건물'이라는 평가가 나오자 정부가 건축 규제를 보다 강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피해 지역의 은행은 인민은행의 대출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하는 등 복구에 필요한 유동성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인프라 관련 종목은 강한 방어주 테마를 형성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은행주는 요주의 종목으로 꼽힌다. 지진 피해로 인해 기업 및 개인 고객의 대출 상환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 은행 여신의 건전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눈여겨 볼 점은 인플레이션이다. 마켓워치는 시멘트를 포함한 원자재 뿐 아니라 음식료와 곡물, 노동비용까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악재로 인해 투자자들은 피해 지역의 재건 현장에서 기회를 엿보는 것이 아니라 지진을 매도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거시경제 학자들이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크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냉각된 투자심리를 녹이는 데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마켓워치는 지진이 강타한 지역이 베이징이나 상하이와 같은 중국의 심장부가 아닌 개발이 부진한 곳이며 이 지역의 산업생산 및 GDP는 각각 중국 전체의 4.2%, 2.5%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천재지변에 대한 증시 반응은 대부분 단기에 그쳤으며,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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