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옵션 손실기업들,"환율안정만 바랄뿐"

더벨 이승우 기자 2008.05.2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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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가능 환율, 가장 큰 고민", 정부 비난

이 기사는 05월23일(11:0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통화옵션으로 환위험방지(Hedge:헤지)에 나섰다 큰 손실을 보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추가 손실을 피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싶지만 앞으로 환율이 어떤 방향으로 갈 지 갈피를 잡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다.



"환율 방향을 종잡을 수 없게하고 또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정부의 외환정책에 대한 비난도 거세다. 환율이 현재수준보다 조금 더 내려가 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충북에 소재한 산업용 밸브를 제작하는 한 중소기업은 지난해 11월 시중은행으로부터 가입한 KIKO 구조 통화옵션 상품의 손실이 커지자 만기 이전에 선물환 매수 방식으로 KIKO 상품을 해지했다.



계약금액의 두배의 달러를 팔아야 하는 넉인(Knock-In) 레벨 1030원을 이미 넘어선 상태여서 계속해서 손실이 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환율이 더 오르기 전에 조금이라도 낮은 환율에 선물환으로 달러를 사둬 추가 손실을 막겠다는 의도였다.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해지거래를 해 결과적으로 추가 손실을 피했다.

실제로 환율이 계속해서 오르면 KIKO 상품에 가입한 기업들의 손실은 커진다. 2배 이상의 달러를 현재 환율보다 한참이나 낮은 수준에서 팔아야한다. 평가 손실은 환율이 오를수록 더 커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만기에 필요한 달러가 없을 경우 높아진 환율에라도 달러를 사서 은행에 지불해야 한다. 물론 반대로 환율이 내리면 손실은 줄어든다.


결국 KIKO 통화옵션으로 손실을 보고 있는 기업들에게 추가 손실 혹은 손실 만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환율의 방향이다. 또 환율 전망이 가능하다면 상품 해지 여부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외환시장 상황은 이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수십년 동안 외환 거래를 하는 베테랑 딜러들마저도 현재 환율 전망에 고개를 내저을 정도로 대내외 여건이 불안하다는 것이다.

특히 고환율 정책을 고수하겠다던 정부가 달러 매수 개입에 나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달러 매도 개입을 단행, 갈지의 행보를 보여 기업들에게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섣불리 옵션 상품 해지 여부를 결정했다가는 또 손실이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KIKO로 피해를 본 다른 중소기업 한 관계자는 "환율이 더 오를 것인지 혹은 내릴 것인지에 따라 조치가 달라질 수 있는데 도대체 감이 안 잡힌다"며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환율 정책을 보고 있으면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KIKO로 손실을 본 중소기업들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환율을 안정시켜주기만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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