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대표'보다 '국회의장' 경쟁이 치열(?)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5.2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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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vs안상수 국회의장 경선...당 대표 박희태 힘실려

한나라당이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만났다. 손쉽게 '교통정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18대 국회의장직이 치열한 '경쟁의 장'으로 변하면서다.

당초 격전이 예고됐던 당 지도부의 윤곽은 서서히 시야에 잡히는 반면, 국회의장직을 두고서는 불꽃튀는 '경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18대 국회의장직에 도전하는 김형오 한나라당 전 원내대표(왼쪽)와 안상수 원내대표.▲ 18대 국회의장직에 도전하는 김형오 한나라당 전 원내대표(왼쪽)와 안상수 원내대표.


◇ 국회의장 '김형오vs안상수' 2파전= 당초 18대 전반기를 이끌 국회의장엔 5선이 되는 김형오 전 원내대표가 유력시 돼왔다. 본인의 의사가 강고한 데다 당내에서도 '적임자'라는 말이 꾸준히 나왔다.

이 때문에 '김형오 단독 추대'를 예상하는 견해가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4선 중진으로 발돋움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2파전' 구도로 변모했다.



안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의장직 도전 의사를 공식화했다. '수도권 대표론'을 내건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수도권 소장파들이 당 대표 출마를 종용했지만 국회의장직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김형오 전 원내대표도 이날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국회의장직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최근 당 대표 출마 건의를 받고 있지만 내 의사는 확고하다"고 했다.

김 전 원내대표와 안 원내대표는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당내 다수 의견은 내가 국회의장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경선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고 했다. 안 원내대표도 "결정이 안 되면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경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 '박희태 대표-홍준표 원내대표' 가닥(?) = 이에 반해 당권 경쟁은 다소 싱겁게 끝날 조짐이 엿보인다. 여러 변수가 발생하면서 여권 핵심 원로그룹이 미는 박희태 전 국회 부의장에게 급격히 힘이 쏠리는 모습이다.

최근 당 대표 도전설이 흘러나오던 김 전 원내대표와 안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쪽으로 결심을 굳힌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여권 주류측의 '교통정리'가 끝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여기에다 직접 출마설이 나돌던 이재오 전 최고위원은 1년간 미국으로 연수를 떠나기로 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도 '제로(0)'에 가깝다. 친박 복당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는 당권 주자는 정몽준 최고위원. 일각에선 '수도권 대표론'을 내건 이 전 최고위원측과 정 최고위원간 '연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전 최고위원의 측근인 공성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는 수도권에서 나오는 게 맞다"며 "지금 정몽준 의원도 수도권 출신으로 강력하게 (당 대표 도전 의사를) 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권 핵심의 기류와 정 최고위원의 취약한 당내 기반을 놓고 볼 때 박 전 부의장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차기 원내 지도부도 가닥이 잡혔다. 홍준표 의원과 임태희 의원이 각각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에 단독 출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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