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8%대 고속성장을 구가하던 베트남 경제에 빨간 경고등이 들어오고 있다는 징조는 여러 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다.
2007년 베트남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경제성장률 8.48%를 훨씬 초과하는 12.6%를 기록한 바 있으며, 올 4개월말 까지만 해도 전년동기대비 21.4%가 상승한 바 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인플레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시중 유동성을 줄이기 위해 예금 지급준비율 인상(11%), 기준 금리 인상( 12%), 달러대출 금지, 각 은행별로 정관자본금(자기자본)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의 재무부 발행 채권 강제매입조치 등의 강력한 통화긴축정책을 펴고 있으며,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7%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베트남의 주요 외환소스를 무역, 외국인투자, 해외원조, 해외교포 송금이라고 할 때, 베트남의 2008년 외환보유액을 추정해 보면,
무역수지 -300억불(4월까지 무역적자 감안), 외국인투자 실행액 88억불(전년도 신규투자유치액 178억불X올 4월까지 투자증가율 41.4%X누계기준 평균 투자실행액 35%), 해외원조액 54억불(지난해 12월 개최된 공여국 회의 결과), 해외교포 송금분 66억불(전년도 해외송금액 55억불X5년 평균 증가율 20.8%)로 단순 계산하면 약 92억불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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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베트남의 외환보유고가 얼마냐는 점이 문제인데, 베트남은 공식적으로 외환보유고를 발표하지 않는다. 다만 2007년 11월에 개최된 국가 재무컨퍼런스(National Financial Conference)에서 2007년 11월 기준 외환보유고가 200억불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수치가 아직도 유효한 수치라면, 20억불 정도로 추정되는 단기외채 및 베트남 주식시장 외국인 보유 추정액 30억불 전체가 국외로 이탈한다 하더라도 외환이 바닥을 드러낼 정도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베트남 경제가 위기인 것은 사실이나 동 보고서대로 단기간에 IMF 구제금융을 신청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베트남에 투자한 한국기업들의 상황을 보면, 현지 금융을 활용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신규대출 제한, 기존대출 회수 압력, 이자율 상승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가의 기록적인 상승으로 인한 급격한 임금인상에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비용증가에 금융비용 상승의 3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고금리의 현지대출을 지양하고 자기자본을 이용토록해야 할 것이며, 추가 자금이 필요한 경우는 한국 모기업에서 투자자본금을 증액해 송금하는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위기는 곧 기회일 수도 있다. 외국인 투자유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투자환경이 급격히 개선될 수 있으며, 달러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출기업의 경우 환차익 등의 수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제 및 환율 불안에 따라 투자 안정성이 감소될 수는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자산가치 하락으로 인해 우량 기업 인수를 통한 투자시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그러나, 내수시장 진출목적의 투자기업의 경우 경기악화에 따른 수요 감소가 있을 수 있으며, 부동산 투자의 경우 베트남 정부의 엄격한 대출규제로 지난 2월 이후 부동산 가격이 15~20% 이상 하락한 바 있고, 계속되는 정부의 강력한 인플레 억제 정책으로 인해 자산가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