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1분기 실적개선, 금융사 부진심화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08.05.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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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2월결산기업 1Q실적 집계… 제조업체 1000원 팔아 79원 남겨

IT, 자동차의 부활로 제조업체들의 실적 개선 추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은행 등 금융사들은 순익악화의 늪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증권선물거래소(KRX)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12월 결산 코스피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영업실적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 580개 기업의 순익은 13조90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6.61% 줄었다. 매출액은 209조7081억원으로 전년보다 20.83% 늘었지만 은행 등 금융사들의 순익 급감(-35%)이 악영향을 미쳤다.



제조업체들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7.89%로 작년보다 1.04%포인트 개선됐다. 영업익 기준으로 1000원 어치를 팔아 79원의 영업이익을 남겨 지난해 같은기간 69원에 비해 10원 늘어난 것이다.

다만 제조업체들의 1분기 영업익(14조9145억원)은 전년보다 36% 늘어났지만 순익(10조9850억원)은 5.7% 증가에 그쳤다. 외환 관련 손실 등 영업외 비용의 증가가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



업종별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호조로 전기.전자의 영업익이 가장 큰 폭(115%)으로 늘었고 조선, 자동차 등이 포진한 운수장비도 87%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전기.가스는 24% 영업익이 줄었고 통신도 21% 감소했다.

금융업종은 순이자 마진(NIM) 축소 등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고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도 순익이 큰폭으로 감소했다.

금융업의 영업수익(매출액)은 20조66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8.37% 늘어난 반면 순익은 2조9180억원으로 35.07% 감소했다. 금융사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16.38%에 그쳐 전년(37.89%)에 비해 21%포인트나 급감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순익이 46% 줄었고 신한지주, 우리금융도 각각 35%, 38% 감소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최근 자동차, IT, 조선 등 수출에 주력하는 상장사들 위주로 실적개선이 이뤄졌다"며 "은행은 경쟁심화, 건설.부동산경기 위축 등으로 내수 경기 침체의 영향권에 놓였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 580개 중 흑자기업은 444개사, 적자기업은 136개로 나타났다. 흑자기업 비율은 80.4%로 전년에 비해 3.85% 포인트 줄었다.



그룹별로는 LG전자, LG화학, LG필립스LCD 등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진 LG그룹이 순익면에서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개선(6726% 증가)됐고 삼성전자 등이 부활한 삼성그룹도 29.6% 늘었다.

반면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의 적자전환 영향으로 부진(적자전환)했고 금호아시아나그룹도 88%, 고유가 여파 등으로 SK그룹과 GS그룹도 각각 11.19% 1.6% 줄어들었다. 한편 1분기 말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88.23%로 지난해 말보다 7.12%포인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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