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지난 16일 기준으로 2364억원의 순유출(재투자분 제외)을 기록했다. 올들어 가장 큰 규모의 순유출이다.
펀드 설정액의 순유출은 일반적으로 환매를 의미한다. 지난 16일 코스피지수는 올들어 최고점인 1888.88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날 올들어 최대 규모의 자금이 국내주식형펀드 환매를 통해 유출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점이 크다.
이후 코스피지수는 이번주 들어 외국인의 매도까지 겹치면서 19일과 20일 이틀 연속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20일에도 오전 11시22분 현재 137억원을 순매도하며 3거래일 연속 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들도 매수세를 자제하는 마당에 투신들이 환매요구로 매도에 동참하면서 코스피지수는 방향성을 잃고 1900선과 조금씩 멀어지는 행보를 하고 있다.
월별 국내주식형펀드 추이도 1900선 돌파가 난산을 겪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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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본격 반등을 시작한 3월에 국내주식형펀드 순유입액은 4228억원으로 집계됐다. 4월에는 순유입액이 8185억원으로 3월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1800선대에 안착한 5월에는 1866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지수가 1800선을 넘어서면서 그동안 '참고 기다린' 투자자들의 일부가 '내돈찾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000억원대 이상 순유출도 이달들어 벌써 3번(16일ㆍ2364억원, 14일ㆍ1643억원, 6일ㆍ1453억원)이다. 4월의 2번(7일ㆍ1442억원, 4일ㆍ1956억원)과 3월 1번(5일ㆍ1890억원)을 능가하고 있다.
국내최대 주식형펀드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도 환매 요구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양새다.
최근 3일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대한 국내주식형펀드 순유입 규모를 살펴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는 594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하지만 14일 2억원과 15일 125억원 순유입에 그쳤다.
16일 기준으로는 780억원의 순유출이 나타났다. '천하의 미래에셋'일지라도 투자자들의 환매욕구를 이기지 못한 셈이다.
물론 전문가들은 대규모 환매(펀드런)은 일어나지 않을 것을 자신한다.
적립식으로 꾸준히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데다 투자문화도 기다릴줄 아는 성숙단계에 돌입한 것을 이유로 삼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펀드열풍이 정점을 찍으면서 지수가 내리막을 걸으면서 6개월 가량 기다린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섰다는 점은 고려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