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베트남 위기설' 해석 분분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임동욱 기자 2008.05.1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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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 탄탄" vs "무역적자 심각" 엇갈려

베트남 'IMF 위기설'이 급속히 퍼지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도 상황분석에 여념이 없다. 국가부도 사태까지 갈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다소 우세하지만 현지 담당자들은 상황을 간단히 보면 안된다는 경고도 보내고 있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요 은행 담당자들은 우선 베트남 위기설이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무역수지 적자의 확대는 우려되는 대목이지만 그렇다고 국가부도 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7%대 이상의 고도성장을 해 와 조정과정이 필요했는데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무역적자와 물가가 문제지만 이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고 외환보유액도 아직까지는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영은행의 대출과 연계돼 있는 금융분야가 걱정이 된다"며 "현 상황이 금융 불안으로 확산되지 않는다면 심각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신한은행의 분석도 비슷하다. 이 은행 글로벌사업부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이 높은 게 우려되지만 그렇더라도 위기설은 과장됐다는 생각"이라며 "실물경제는 여전히 탄탄해 경제시스템이 붕괴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베트남 위기설이 어제 오늘 나온 얘기가 아니어서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베트남에서 많은 수익을 거뒀고 올해는 지난해 정도는 아니지만 여전히 다른 지역에 비해 수익이 좋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현지 주가지수가 1200에서 400대로 떨어져 지표로만 보면 심각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며 "여기에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있고 원자재가격 상승도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국가 부도사태를 예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에 나가있는 담당자들은 상황이 그리 간단치 않다고 경고를 보내고 있다. 하나은행 베트남 사무소 관계자는 현지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가 8% 이상의 경제성장을 장담해 엄청난 인플레이션 압력요인이 상존했다"며 "원자재의 해외 의존율이 높은 상황에서 수입이 수출의 2.5배에 달하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올들어 4월까지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110억달러로 베트남 정부의 목표치(100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며 "반면 외환보유액은 250억달러에 불과해 수입이 집중되는 4~8월 사이에 자본투자나 외화차입이 없으면 외부에 기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트남이 양대 복병인 인플레이션과 무역수지 적자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경제의 존망이 달려 있다는 요지다. 무역수지 적자 축소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수 개월내 IMF 체제에 들어갈 것이라는 다이와증권의 경고와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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