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정치란]이한구 "신뢰"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05.2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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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정치란]이한구 "신뢰"


경험이 많은 사람의 목소리는 무시하기 어렵다.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으로 이끈 동력 중 하나도 그의 경험과 거기서 건져올린 추진력의 힘이었다.

그런 대통령조차 관료사회와 민간기업, 정치권을 두루 거칠 정도로 경험이 많은 사람의 조언이라면 흘려듣기 어렵다. 오히려 귀담아 들어야하는 게 맞다. 한나라당 정책의 사령탑인 이한구 정책위의장(63)이다.



이 의장은 재무부 관료 출신. 재무부 이재과장으로 일하다 80년 신군부가 등장한 후 관료생활을 그만뒀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84년 귀국 후 대우그룹 회장실 상무이사가 됐다. 민간기업의 경제전문가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것.

대우경제연구소 소장과 사장을 지낸 그는 2000년 한나라당에 입당, 16대 국회의원이 돼 정치인으로 또다른 삶을 시작했다.



이처럼 다양한 이력을 가진 그는 2004년에 이어 2007년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됐고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대선 전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과 7·4·7 공약에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최근엔 정부의 추경예산 편성 움직임에 강력한 제동을 걸어 '미스터 쓴소리'란 별명도 얻었다.

정부 재정보다 감세에 무게를 두는 경제철학적 소신때문이라지만 그가 '여당 내 야당'의 역할을 하게 된 데는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이 의장은 "정치는 신뢰"라고 잘라 말했다.

"저는 정치의 핵심이 신뢰라고 봐요. 정치가 갈등을 풀거나 국민을 미래로 리드하자면 신뢰를 얻어야 하지요. 한나라당이 야당일 때 추경예산을 함부로 못하도록 해놓고, 여당이 됐다고 이걸 바꾸자고 하면 어느 국민이 신뢰를 하겠습니까."


그는 자신의 쓴소리에 대해서도 신념이 확고했다.

"쓴소리가 아니라 바른 소리지요. 강만수 장관과도 개인적으로 아주 친하고 서로 농담도 많이 하는 사이지만 이건 공적인 일이잖아요. 청와대와 맞선 게 아니라 대통령의 뜻을 제대로 실현하자는 겁니다."

이 의장에게 정치의 또다른 의미는 희생. 그의 쓴소리도 국민을 위해 희생한다는 신념의 연장선에 있는 셈이다.

"정치인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자립니다. 그런 기분으로 앞으로도 쭉 일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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