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일꾼]이성남, '여성1호' 금융통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8.05.2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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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일꾼]이성남, '여성1호' 금융통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이성남 당선자는 금융계 '대모'로 통한다. 그가 쌓아온 이력에 '여성 1호'라는 수식어가 유난히 많이 붙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당선자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1969년 씨티은행에 입행했다. 외국계 은행을 선택한 이유는 주역으로 일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한국계 은행에서도 면접을 보긴 했어요. 하지만 씨티은행에서 면접을 해보니 씨티은행이 원하는 여성이야말로 '보조'가 아닌 진짜 일하는 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왕 하는 일이라면 동등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죠"

이 당선자는 씨티은행 한국지사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뒤 공공기관에 민간전문가 영입 바람이 불던 1999년에 금융감독원으로 옮겼다.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추천이었다. 금감원 사상 첫 '홍일점' 임원이었다.



정 전 총장과는 대학 시절 '센추리(century)'라는 영어회화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인연을 맺었다. 지금도 서로 성을 빼고 이름만 부를 정도로 절친한 친구로 지낸다. 지난해 정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놓고 고민했을 때도 이 당선자가 상담해줬다는 후문이다.

'여성 최초' 기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04년에는 한국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금융통화위원에 선출됐다. 그리고 올해 고등학교 후배인 강금실 민주당 최고위원의 추천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민간과 공공부문과 입법기관을 넘나드는 비결은 무엇일까. "분야와 상관없이 일하겠다는 생각만 있으면 제한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민간에선 기업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금감원이나 한국은행에선 공적이익을 생각했습니다. 국회의원이 가장 힘들 것 같은데 정부에 도움을 줄 건 주고 크게 봐서 견제할 건 하는 정책 대안을 내려 합니다"


그는 직언을 잘하는 사람이다. 이명박 정부에도 따끔한 한마디를 했다. "경제 정책은 길게 보고 만들어야 하는데 너무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것 같아요. 세계 경제와 보조를 잘 맞추고 있는지도 의심이 들어요." '금융통'인 만큼 18대 국회에서는 재정경제위나 정무위를 희망한다.

△서울·1947년생 △이화여대 영문학과 △씨티은행 한국MIS 부장·한국영업총지배인 △씨티은행 한국재정담당수석 △금융감독원 검사총괄실 실장 △금감원 검사총괄담당 부원장보 겸 검사총괄국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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