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일꾼]박선숙, 'DJ 입'에서 국민 입으로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8.05.19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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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일꾼]박선숙, 'DJ 입'에서 국민 입으로


'여성' 대변인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요즘 박선숙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는 여성 대변인의 '원조'로 통한다.

그는 국민의 정부 시절 여성 최초로 청와대 대변인을 맡았다. 당과 청와대에서 오랫동안 부대변인을 맡아오긴 했지만 '최초'라는 타이틀이 가져오는 부담감과 두려움은 피할 수 없었다.

김대중(DJ) 대통령은 "여성들이 기회를 갖고 잘 해내야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평소 철학으로 주저하는 그를 설득했다.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겉은 버드나무처럼 부드럽지만 속엔 철심이 있다"는 평을 들었던 박 당선자는 청와대 공보기획비서관으로, 대변인으로, 공보수석으로 'DJ의 입'을 대변하며 5년을 보냈다.



박 당선자는 지금도 가장 닮고 싶은 정치인으로 김 전 대통령을 꼽는다. "국민에 대한 예의와 정성, 시대와 역사에 대한 통찰력, 국정운영에서의 꼼꼼함과 성실함을 모두 배우고 싶다"고 한다.

그는 "청와대 5년은 어느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DJ 퇴임 당일 동교동 자택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고 돌아서던 순간이다. IMF 외환위기 수습, 6·15 남북 정상회담, DJ의 노벨상 수상, 2002년 월드컵 개최 등 지나간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치며 "이제 책임을 마쳤구나"라는 안도감이 밀려 들었다.



박 당선자의 정계 입문은 김근태 민주당 의원의 권유로 이뤄졌다. 박 당선자는 대학 시절 민주화운동 청년연합(민청련)에 가입, 군사정권에 맞서다 민청련 의장이던 김 의원과 인연을 맺었다. 그러다 1995년 지방선거 때 김 의원의 권유로 새정치국민회의 선거대책위원회 부대변인을 맡으며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한다.

그는 국민의 정부에서 대변인 역할을 마무리한 뒤 참여정부에서는 환경부 차관을 역임했다. 김 전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를 떠나 쉬고 있던 그를 1년만에 다시 불러들인 건 김명자·한명숙 두 여성 환경부 장관이었다. 김명자 의원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한명숙 의원은 김 전 장관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2004년 2월까지 환경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18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하게 됐지만 아쉬움은 많이 남는다. "18대 총선은 처음부터 참패가 예상되는 속에서 치른 참 어려운 선거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선전했고 국민들께서 많은 지지를 보내주셨지만 아까운 표 차이로 실패한 분들이 많아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이번 비례대표 출마는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와 강금실 최고위원을 통해 이뤄졌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박 당선자는 "국회의원은 국민에게 고용된 사람인 만큼 국민의 관심과 귀한 세금을 어떻게 값지게 쓸 수 있을지 책임과 고민을 갖고 4년을 살겠다"는 말했다.

△경기포천·1960년생 △세종대 역사학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중앙위원 △국민회의 부대변인 △청와대 공보기획비서관·대변인·공보수석 △환경부차관 △통합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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