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번주 조직개편 '3대 관전 포인트'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08.05.1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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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전무 역할ㆍ신수종사업 헤게모니ㆍ직급통합따른 역할분담

삼성 주요 계열사들이 이르면 이번 주 조직 개편과 보직인사를 단행키로 한 가운데 이재용 전무의 역할, 신수종 사업의 헤게모니, 직급통합에 따른 역할 분담 등이 3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 그룹 측은 18일 "임원이 20~30명 이내로 많지 않은 조직은 이번 주 중, 임원이 수백명으로 많은 조직은 이달말 이전에 보직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우선 이번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에서의 최대 관심사는 삼성의 3세대 경영의 중심인 이재용 삼성전자 (60,600원 ▼700 -1.14%) 전무의 보직 및 해외파견지다. 그동안 중국 상하이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됐으나, 최근 쓰촨성의 대규모 지진에 이은 여진 등 중국 내 정황이 불안한 것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 전무의 역할과 관련 삼성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는 해외사업과 관련한 적절한 직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이 전무 본인이 극구 이를 사양하고 '백의종군'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파견지 및 역할 정리에 다소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무와 역할과 함께 삼성의 미래 먹을거리를 찾는 조직의 위상 재정립도 이번 조직개편의 관건이다.

삼성은 그동안 미래 먹을거리를 찾는 핵심조직으로 지난 1987년 이병철 선대 회장의 마지막 유업으로 설립된 '삼성종합기술원'이 맡아왔다. 그룹의 중앙연구소로서 1000여명의 석ㆍ박사급 핵심 두뇌들이 모인 종기원은 10~20년 후의 미래사업 개발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반도체 이후 차세대 먹을거리를 찾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신수종TF팀'을 만들고 종기원장인 임형규 사장이 TF팀장을 겸임해왔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임 사장이 신수종TF팀을 잇는 신사업팀장을 맡고 종기원장직을 내놓으면서 종기원은 그룹의 중앙연구소로서 사장급이 맡았왔던 위상에 변화가 생기게 됐다.

삼성전자의 전체 기술을 총괄하는 기술총괄(CTO)자리에 황창규 사장이 앉으면서 미래 먹을거리를 찾는 역할이 황 사장에게도 주어졌다. 종기원이 그룹 중앙연구소의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전체 프로젝트의 80% 가량이 삼성전자와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종기원-기술총괄-각 총괄 연구소' 등의 역할 중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은 각 총괄 연구소는 단기 과제, 기술총괄은 중기 과제, 종기원은 장기과제로 역할이 나눠졌었다.



하지만 중기 및 장기과제 발굴의 임무가 신사업팀에 주어지면서 각각의 역할에 중복의 가능성이 높지만 이를 조율할 수 있는 '전략기획실'과 같은 기능이 사라졌기 때문에 중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황창규 기술총괄 사장이 종기원장을 겸직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으나 아직은 미지수다. 종기원 원장이 사장급이 되지 않을 경우 종기원을 두고 신사업팀과 기술총괄간 줄다리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임형규 사장이 지난 15일 종기원장직을 떠나면서 밝힌 이임사에서 "신사업팀이 앞으로도 종기원의 도움을 많이 받을 일이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한 점이 주목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밖에 지난 16일 그룹 조직개편에서 상무보와 상무간 직급 통합에 따라 각 계열사 내의 상무급 자리찾기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상무보와 상무로 나눠져 있던 자리가 직제통합으로 상무급으로 합쳐져 상무의 규모가 훨씬 늘었지만 자리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팀장(사장, 부사장, 전무급)과 그룹장(상무, 상무보, 부장), 파트장(부장, 차장) 등으로 직제가 나뉘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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