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컴백 반도체 상품관련주 유망"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8.05.17 12:00
글자크기

[펀드매니저 투자전략]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대표

"외국인들이 대형주 위주로 국내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하반기에는 외국인 선호종목에 투자해야 좋은 수익률을 올릴 것이다."

"외인 컴백 반도체 상품관련주 유망"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대표(사진)는 16일 "외국인들이 코스피200종목을 5 거래일 연속 순매수하고 있다"며 "환매압력에 시달리는 국내 기관들보다는 외국인들이 하반기 국내증시를 주도할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투신 주식운용본부장 출신의 김 대표는 "특히 지난 15일 불과 몇시간만에 지수선물을 1만1000계약 이상 순매수하는 것을 보고 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태도변화를 느꼈다"고 밝혔다. 실제 외국인들은 코스피200종목을 5일(9일~16일)동안 9255억원어치 사들였다. 반면 같은기간 국내기관들은 4895억원을 내다팔았다.



외국인 하반기 순매수 기대 ...국내 기관은 당분간 체력비축

- 최근 외국인들이 순매수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 무엇보다 한국주식을 이미 충분히 매도했다. 지난해에만 24조원 이상을 내다팔았다. 올들어 4월말까지도 12조73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이 결과 한국증시의 외국인 비중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한때 44%까지 달했던 외국인 비중이 30%로 줄어들었다. 웬만큼 팔았다는 얘기다.



여기다 미국 금융시스템이 안정을 되찾은 것도 외국인 매매패턴 변화에 일조했다. 미국 금융시스템이 정상가동되면서 신흥시장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한국주식을 무차별적으로 매도했던 올초에 비해 투자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국내기업의 1/4분기 실적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좋게 나온 점도 한국주식을 사들이는 배경이다.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본다. 일부 외국인들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에 따른 환차익도 겨냥하면서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하반기에는 외국인들이 순매수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지난해처럼 국내기관들도 순매수에 나설 수 있나.
▶ 지난해 주식펀드 규모가 100조원이상 급증하면서 국내기관들이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지난해 7월 1900대에 설정된 펀드들이 이제 겨우 원금을 회복했다. 경기 바닥권 탈출에 대한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 1900대에 진입하면 지속적으로 환매압력에 시달릴 것으로 본다.

연기금도 현 지수대에서 추가 자금집행을 꺼리고 있다. 1700초반이나 1600대로 조정받아야 투자하겠다는 게 연기금의 지배적인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관들이 시장을 주도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추세상승은 아니다 ....돈의 힘이 주가 상승 견인

- 저점대비 300포인트 이상 올랐다. 국내증시가 상승 추세로 돌아선 것인가.
▶ 아니다. 여전히 '베어 마켓' 랠리의 연장선상에 있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미국의 금리인하 등으로 글로벌증시에 유동성이 과잉공급된 결과다. 즉 유동성의 힘으로 미국증시가 반등에 성공하자 국내 투자심리도 호전됐고 여기다 연초 무차별 급락으로 가격메리트가 부각되면서 단기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현장세를 '불 마켓'이라고 보기 어렵다. 거시경제지표가 여전히 불안정하다. 고용이나 경기지표 등이 여전히 최악의 상황이다. 소비가 회복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수출만으로 상승추세를 이끌어가기에는 힘이 부친다.

- 그렇다면 현 지수대에서 차익을 실현해야 한다는 얘긴가.
▶ 그렇지는 않다. 300포인트이상 올랐지만 1/4분기보다 지금이 더 펀드운용하기에 편하다. 1분기때는 아무리 좋은 종목을 들고 있어서 수익을 내기 힘들었다. 비이성적인 공포와 두려움이 시장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지수대에서는 종목만 잘 발굴하면 양호한 수익률을 낼 수 있다.

- IT 자동차 등이 하반기에도 유망한가.
▶ 대다수 펀드매니저들처럼 올들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수출주들의 비중을 높였다. 결과적으로 이들 종목에서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 우리회사도 이들 종목의 비중이 매우 높다. 최근 이들 종목을 일부 매도했다.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과 하반기 주도주를 매수하기 위한 현금확보 차원이었다.

솔직히 하반기 주도주에 대해 아직 뚜렷한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IT와 자동차 등 상반기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유지할지 아니면 신규 업종으로 교체할지 여전히 고민중이다.

다만 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와 원자재 가격 하락시 수혜를 입을 업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하락시 실적이 개선될 기업들이 하반기에 상승여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에 큰 폭으로 하락해서 가격메리트가 크다. 거기다 상품가격 하락시 실적개선도 기대된다. 최근 외국인들이 연초 비중축소한 이들 종목을 다시 사들이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