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자력발전소, 지진에 안전한가?"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8.05.1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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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연 "국내원전 내진기준, 병원·변전소보다 낮아 사고 우려"

사상자가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우려되는 중국 쓰촨성 지진 사태를 계기로 국내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환경운동연합은 16일 "한국 원자력 발전소의 내진설계 기준은 일본보다 낮을 뿐 아니라 대형병원이나 변전소보다도 낮다"라며 "핵 사고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오며 아무리 강조해도 아깝지 않은 것이 원전의 안전성"이라고 주장했다.



환경연은 국내 원자력 발전소의 내진설계 기준이 낮은 까닭으로,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로 인식되던 1978년에 지진이 거의 발생하지 않은 미국의 기준을 그대로 옮겨왔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이 단체는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지질학계에서 여러 논문으로 발표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환경연은 "경북 경주 인근의 월성은 '읍천단층' 등 지진 잠재위험이 높은 활성단층이 다수 존재하는 곳이지만 이 곳에 지어지는 신월성 1·2호 원전 역시 낮은 내진기준으로 건설되고 있다"며 "2002년 국정 감사에서 울진핵발전소 3, 4호기에서 불량자재를 썼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또 "2004년 5월 울진 원전에서 불과 10km 떨어진 곳에 리히터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은영수 전 원자력안전기술원장은 '세계적으로 지진에 의하여 원전의 안전에 피해가 보고된 바는 없다'고 확신했지만 지난해 7월 일본 니카타현 지진으로 원전 핵폐기물이 쏟아지는 방사능 물질 유출사고가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환경연은 "부산·울산광역시, 경북 경주시 등 3개 도시 근처에만 원전 8기가 가동되고 있고 4기의 신규 원전과 중저준위 핵폐기장이 건설되고 있다"며 "쓰촨성 지진을 계기로 핵발전소와 같은 위험시설이 대도시 인근에 집중되어 있는 한국사회의 안전 불감증에 대해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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