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택한 삼성 '승진규모 감소'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05.16 11:56
글자크기

부사장 승진 8명·신규 임원 163명 불과… 내년 대폭 인사 가능성

"올해 임원인사는 '특징이 없는게 특징'이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16일 실시된 그룹 임원인사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또 전체 인원이 예년에 비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보이지만 상무보 직위가 사라지면서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한 인원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폭 감소'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상무 승진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승진인원 223명은 지난해(290명)에 비해 70여명 줄어들었다. 2006년 307명에 비해서도 80여명, 2005년 대비로는 100명 넘게 감소했다.



안정 택한 삼성 '승진규모 감소'


또 올해는 부사장 승진에도 인색했다. 2007년 부사장 승진자는 30명, 2006년 15명, 2005년 26명에 달했지만 올해는 한자릿수(8명)에 불과했다. 부사장과 전무를 포함한 미래 CEO 후보군 승진자도 예년에는 100여명에 달했지만 올해는 60명에 그쳤다.

이와 함께 새로 별(임원)을 단 새내기 임원도 2007년 206명, 2006년 207명, 2005년 236명 등 200명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163명으로 감소했다.



승진인원이 줄었다는 것은 옷을 벗은 인원도 그만큼 크지 않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퇴임한 임원은 없고 다른 계열사로 전출된 임원만 2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사태 이후 안정을 선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부사장, 전무로 승진한 인원이 많아 올해 승진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올해 사장단 및 임원급 인사는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지난 14일 실시한 사장단 인사 폭이 불가피하게 커졌지만 임원 인사는 예상대로 최소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가 6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이 때문에 내년초 있을 정기인사는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그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총 승진자가 줄어든 것을 제외하고는 삼성 설명처럼 예년과 비슷한 인사였다. 연구 및 기술인력을 배려하고 해외 마케팅 담당 임원을 확대했다.

삼성은 그동안 혁신제품을 통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신기술 개발 및 신수종 사업 발굴로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연구개발 및 기술부문 인력을 배려해 왔다. 올해도 전체 승진인원의 40%에 달하는 88명이 연구 및 기술 인력이다.



또 전략시장의 영업 및 마케팅력 강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지속적인 수익창출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해와사업을 담당하는 임원도 보강했다. 새로 임원이 된 163명 중 28명이 해외 사업 담당자로 지난해 11%에서 올해는 17%로 늘어났다.

이밖에 업무에서 탁월한 실적을 낸 인력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발탁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은 삼성내 최고 권위의 상은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수상한 임직원은 특진 시켜 왔다. 올해도 LCD TV 전용 2개 라인을 조기 구축한 공로로 이건종 삼성전자 (60,600원 ▼700 -1.14%) 상무가 전무로, 디지털카메라를 성공적으로 출시한 진병욱 삼성테크윈 (337,500원 ▲28,000 +9.05%) 부장이 상무로 각각 승진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