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현장에 '우리 브랜드'를 있게하라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08.05.25 12:00
글자크기

[머니위크]국내 기업·금융권 올림픽마케팅 총력전

중국 베이징올림픽이 두 달을 조금 넘게 남긴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8월8일 열리는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전세계의 눈을 사로잡는 광고시장에 열을 올리는가 하면 올림픽 특수를 통해 매출 향상에 매진하는 기업까지 전방위적인 홍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올림픽 등 대규모 세계대회는 미국 LA올림픽 이후 ‘올림픽 흑자경영’이 정례화 되고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기업들의 각축장이 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중국은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터라 선점효과를 노리는 세계 기업들의 치열한 전략이 빛을 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지도를 높이는데 가장 효과적인 광고시장의 경우 역대 최고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앙방송 CCTV는 2004년 그리스 아테네올림픽의 광고수입이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보다 2배 이상 증가했으며 2002년 월드컵 경기 때보다도 많은 수입을 올렸다고 자체 평가했다. 대회마다 차이는 있지만 점차 규모면에서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중국은 이번 올림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올림픽 효과 거둘까?

세계 최대 시장을 놓고 벌이는 국내 대기업의 마케팅 활동은 세계에서도 선두권이다. 특히 삼성전자 (87,100원 ▲2,500 +2.96%)는 국내 유일의 공식 후원사로 이름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무선통신분야 공식 후원사로 자리매김했던 삼성전자는 삼성의 고유 로고에 올림픽 오륜을 조합해 만든 ‘삼성올림픽 통합디자인 시스템’을 통해 이름을 알리는 동시에 자체 올림픽 테마송과 올림픽 로드쇼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의 올림픽 마케팅에 악재도 존재한다. 베이징올림픽 성화봉송자 1500명의 선발권과 로고사용의 권리를 얻었지만 서울에서 발생한 중국인 유학생 중심의 폭행사건으로 올림픽 이념이 퇴색된 것.

삼성전자는 폭력사태를 발단으로 양국간의 감정이 격화될까 우려하고 있다. 만약 중국 내 반한감정이 격화될 경우 공들여 쌓은 신뢰도와 이미지에 타격을 입는 것을 넘어 ‘제2의 까르푸’로 낙인찍히지 않을까 몸을 낮추고 있다.

최근 프랑스 국민들이 티베트 독립을 지지한다는 명분하에 수차례 성화를 꺼뜨리자 이에 격분한 중국인들은 프랑스 기업인 까르푸 불매운동을 전국적으로 벌인 바 있다.

삼성전자의 두번째 악재는 쓰촨성 지진 참사다. 성화 봉송을 통해 중국 전역에 삼성 알리기에 나섰지만 지진으로 인한 사상자가 10만명을 육박하는 대형 참사가 벌어지자 성화 봉송 일정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대형 참사에 성화 봉송이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는 중국 네티즌의 비난이 빗발치자 시위를 두려워하는 중국 당국이 곧바로 봉송 규모를 축소하고 묵념을 의무화 하면서 삼성의 기업 알리기는 뒷전으로 밀려나게 됐다.

스타급 선수들이 불참을 선언해 반쪽짜리 올림픽이라는 비아냥으로 출발한 베이징올림픽에 악재가 더해지면서 삼성은 주름만 깊어가고 있다.

◆대기업, 올림픽 마케팅 한창

한편 삼성전자에 비해 다소 홀가분한 타 기업들은 쓰촨성 지진 참사 이후 올림픽 마케팅에 영향은 없는 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2001년부터 베이징올림픽을 지원했던 LG전자 (110,800원 ▲2,900 +2.69%)는 프리 올림픽 마케팅과 프리미엄 마케팅, 포스트 올림픽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알린다는 목표하에 LCD TV, 3G폰, 양문형 냉장고 등를 전방위에 내세웠다.

현대ㆍ기아차는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지원을 통해 이름 알리기에 치중한 만큼 베이징에서도 큰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우선 현대차는 중국형 신차인 아반떼(중국명 웨이둥)의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올림픽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현대차 (281,000원 ▲3,500 +1.26%)는 4월초 준공한 베이징2공장에서 4000여명에 이르는 중국의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초청행사를 갖고 웨이둥 알리기에 나선다. 또 시승행사와 경쟁차량을 포함한 모든 차종의 무료 차량점검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기아차 (126,300원 ▲700 +0.56%)는 중국 남ㆍ여ㆍ청소년 축구대표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중국형 스포티지와 쎄라토의 정착을 기대하고 있다.

스포츠의 아마추어리즘을 강조하며 비인기 종목 지원을 내세우는 기업도 있다. 한국 국가대표 공식후원사인 SK텔레콤은 박태환 선수를 위시한 수영과 펜싱을 광고로 활용하며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최근 홈에버를 인수한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주목을 끌었던 핸드볼 지원에 나선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여자 핸드볼팀이 금메달을 딴 1988년을 기념해 주요 생필품 가격을 20년 전 가격으로 파는 이벤트 등을 열고 팬사인회를 기획 중이다.

반면 중국 특수를 기대했던 항공업계는 때 아닌 지진 참사로 울상을 짓고 있다. 다만 베이징이 지진 피해지역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올림픽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림픽 기간동안 홈페이지를 통해 베이징 특가 항공권을 판매할 예정이며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에 추가로 전세기를 띄우고 중국 항공사와 좌석을 공유하는 코드쉐어를 진행할 계획이다.

◆금융권도 국내 마케팅 준비 한창

한편 국내시장에서 올림픽 특수를 노리는 시중은행은 신상품을 출시하고 성적에 따라 금리를 차등 적용하는 스포츠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은행 (0원 %)은 ‘와인처럼 적금’을 출시하고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8강에 진출할 경우 0.3%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지급한다.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선수단 공식 후원은행인 수협은 8월8일까지 수영종목에서 금메달 1개당 만기이율에 연 0.1%포인트를 추가 적용하는 파이팅코리아 예ㆍ적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고객 중 추첨을 통해 베이징올림픽 수영경기 응원단을 파견하고 현지 응원을 계획 중이다.

우리은행은 베이징 현지 법인을 내세워 올림픽 기간 중 환전 수수료 인하와 교통 숙박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카드부문 공식 후원사인 비자카드는 5월 말까지 카드 신청 후 사용한 고객 가운데 60명을 선정해 올림픽 관광 상품권 1인당 2매를 제공한다. 관광 상품은 호텔숙박권(2박 2인1실)과 왕복항공권, 경기 2회 관람권, 만리장성 등으로 구성돼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