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재계, "이번 국회서 FTA 처리를"

여한구.이학렬 기자 2008.05.1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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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장관 "시련 있지만 처리돼야"
-상의 회장단, 호소문 발표
-무역협회장도 "쇠고기 문제와 별개로 처리를"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이번 임시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재계가 일제히 비준 처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서울 반포동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제10차 FTA 국내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쇠고기 수입 협상 관련해 오해된 부분이 있어 한미 FTA 비준이 시련을 맞고 있지만 곧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세계 경제가 10년 호황을 마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미FTA는 우리나라가 '샌드위치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FTA 국내대책위는 "쇠고기 문제는 한미 FTA와 별개인 위생, 검역에 관한 사안으로 미 쇠고기 수입에 따른 국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정부의 홍보노력이 배가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전국 71개 상공회의소 회장단도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연계하지 말고 이번 국회에서 통과시켜 줄 것을 호소했다.

상의 회장단은 호소문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문제는 한미 FTA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며 이 문제를 가지고 한미 FTA에 반대하거나 비준 동의를 미루는 것은 국익을 외면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회장단은 "한미 FTA 비준 처리가 차기 국회로 넘어가면 모든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해 소모적인 논쟁과 국력의 낭비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상의 회장단은 16일 국회를 방문해 이 같은 내용의 호소문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직접 전달키로 했다.

이희범 한국무역협회장도 "한미 FTA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별개 문제이므로 이에 연연하지 말고 17대 국회에서 비준 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동조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무역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미FTA는 1998년 양국간 투자협정 체결 합의 때부터 논의됐으나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2003년 12월 광우병으로 수입이 중단됐다가 수입조건을 개정하면서 불거진 것으로 별도로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FTA 비준안이 18대 국회로 넘어가면 공청회와 청문회 등 17대 국회에서 진행된 절차를 되풀이하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될 뿐만 아니라 오는 9월 말부터 휴회에 들어가는 미국 국회 일정에 맞추지 못해 미국에서도 비준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임시국회는 오는 23일까지로, 이때까지 국회에서 비준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18대 국회로 넘어가 국회 처리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통합민주당 등 야권은 "쇠고기 재협상이 전제되지 않으면 비준안 처리도 없다"고 완강하게 버티고 있어 사실상 이번 국회 처리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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