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의 반성문 '소통하겠습니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8.05.1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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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연일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자성론을 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국민과의 의사소통에 다소 부족한 점이 있지 않았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첫 '반성문'을 썼다.

이어 지난 14일 국민권익위원회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도 '소통'을 강조한 데 이어 15일 국가조찬기도회에선 "대통령부터 먼저 바꾸겠다. 국민과 역사 앞에 교만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면서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까지 "광우병 문제를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서 사회 불안을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 "현상황은 비정상적인 과열 국면"이라고 했던 데 비하면 큰 차이가 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국민과의 소통은 물론 정부 부처 사이의 의사소통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자성의 측면도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전직언론인 출신 인사, 한나라당 상임고문단 등과 잇달아 비공식·공식 만찬을 가진 것도 이 같은 인식 때문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최근 국정운영 시스템 전반에 대한 보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홍보라인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부처별로 산재한 홍보기능을 대변인실이나 정무수석실로 통합하는 방향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인터넷을 전담할 조직신설도 검토되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터넷에서 시작된 광우병 괴담이 촛불시위로 확산됐지만 대선 당시 운영됐던 인터넷팀이 해체된 뒤 이를 관장할 조직이 없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정책을 만들고 전달할 때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며 인터넷 여론을 주도하는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강조했다.

또 "젊은 세대에게는 아무리 좋은 정책도 재미(fun)가 없으면 의미가 크게 떨어지는 것 같다"며 "젊은 사람들의 사고를 배우기 위해 개그프로를 일부러 유심히 보곤 한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조만간 손학규 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등 야당 지도부와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지금까지 교섭단체를 구성한 민주당만을 만날 경우 양당체제를 인정하는 것으로 비추고 선진당까지 포함해 만날 경우 친박연대 등의 불만을 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야당 지도부와의 만남을 자제해 왔다.

한편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부터 시작된 '국민과의 대화' 등 직접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어떠냐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대선기간에도 '타운미팅'을 통해 현장을 찾아다녔다"며 "이 대통령이 현장 정치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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