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할 것인가, 코치할 것인가

최치영 CMOE Korea 대표 2008.05.16 12:31
글자크기

[최치영의 경영코칭]자율적인 리더십이 중요하다

지시할 것인가, 코치할 것인가


3년여 전에 한 기업에서 전 임원들을 위한 코칭 스킬 교육을 하게 되었다. 새로운 CEO가 부임하면서 인재육성 전략을 우선순위에 올려놓았기 때문이었다.

지시일변도의 기업문화 속에서는 구성원의 역량개발을 하기 힘들다고 인식한 데 따른 시도였다.



그래서 서구 초일류기업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코칭경영을 도입하게 된 것이다. CEO 자신이 솔선수범하여 워크숍에 참가하고 토의와 발표 및 실습에 매우 적극적으로 임했던 겸손한 모습이 기억난다.

◇어느 임원의 공격적인 질문



워크숍이 시작된 지 몇 시간이 지난 후, 한 임원께서 공격적인 질문을 하였다. 그가 말한 요지는 이렇다. 조직 내에서 리더가 존경 받을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구성원들에게 좋은 부드러운 태도로 보여야 하고, 칭찬이나 격려를 하며, 또 배려하고 동기부여를 하면서 조직을 이끄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것들이 코칭을 하는 것이라고 보여 지는데 현실과는 동 떨어진 것 같다. 왜냐하면 구성원들은 강하게 밀고 나가면서 채근도 하고 따끔하게 언성도 높이지 않으면 일이 잘 진행되지 않는다. 물론 참 좋은 사람이라는 평을 받으며 경영하는 것이 좋다는 데는 동의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면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워크숍 참석자 거의 모두가 그의 말에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제일 앞 팀에 자리한 CEO도 관심있게 살피고 있었다. 먼저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임원님의 말씀은 구성원 육성도 해야 하고 또 성과도 많이 올려야 하는데 이 두 가지가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이군요?”라고 질문을 했다. 모두가 이 논의가 어떻게 풀려나갈 것인지를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조직에서 직원육성과 성과달성 이 두 가지가 다 꼭 필요한 것은 사실인가요?"
"네, 그렇다고 봅니다."
"사실 코칭경영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추구하기 위한 것입니다."

◇코치의 답변

코치인 내 답변의 요지는 이러했다. 코칭경영은 어떻게 하면 구성원들이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또 자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며, 활기와 에너지에 넘치는 정신으로 성과를 극대화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구성원들의 자발성은 리더의 신뢰를 받을 때 가능하다.

만일 구성원에 대해 신뢰를 못하면 지시를 해서 성과를 올려야 한다. 또 리더가 채근해야 구성원들이 성과를 내는 분위기라면 역량이 개발되어있지 않고 자발성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직의 분위기를 지시나 채근에 의한 업무성과가 아닌 자율과 책임에 의한 업무성과로 전환하기를 원한다면 코칭을 통한 리더십을 발휘하면 된다는 것이 지난 30년 동안 검증 된 것이다. 그래서 코칭의 핵심을 변화와 성과라고 말한다.

그리고 임원들이 코칭차원에서 "구성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면 어떨까"하고 제의를 했다. "지금까지 우리 부서는 지시나 통제에 의해 성과를 내는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자율과 책임에 의한 조직 분위기로 바꾸고자 합니다. 이런 변화를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해드리면 좋을까요?", "우리조직의 현주소를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우리 모두가 고성과 조직으로 재창조 된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요?"

또 두 세 사람이 손을 들었다. "코치님의 말씀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동의를 하면서도 현실에 대한 것은 괴리가 있다고 봅니다. 구성원들은 부드럽고 인간적인 접근에 대해 존경을 나타내기 보다는 오히려 더 안이하게 행동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고 봅니다.", "성과는 밀어부쳐야 나온다는 것은 몸으로 체험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목표달성이 얼마나 시급한 문제인지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 아닐까요?", "과연 우리가 한가하게 코칭 할 시간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런 코멘트가 쏟아졌다.
이것이 불과 3년 전 기업 현장의 모습이다.

◇빠른 변화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주로 '어떻게 하면 코칭을 잘 할 수 있는가'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제는 코칭이 오히려 시간을 단축하여 목표를 달성하게 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게 돕고, 또 구성원을 육성하는 데에 필수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현실에 입각한 임원들의 의견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을 하지만 사실 언제까지 지금과 같은 지시와 통제가 통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과거 식으로 힘들여 끌고 가는 조직이 얼마나 성장하고 발전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지시나 감독에 의한 단기성 성과만으로는 조직의 경쟁력을 유지 할 수 있을지가 매우 의문시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까? 아니면 과거에 하던 대로 이어가야 할까?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