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파생상품시장, 끊없는 위상 추락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8.05.15 12:00
글자크기

세계성장률 절반에도 못미쳐....헤지용 거래활성화 시급

세계파생상품시장에서 한국위상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코스피200지수옵션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금리선물 통화선물 등 헤지용 파생상품 거래 부진으로 한국비중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

15일 증권선물거래소(KRX)에 따르면 2007년 국가별 파생상품 거래비중에서 한국은 18.2%를 차지했다. 2006년의 20.9%에서 2.7%포인트 하락했다. 여전히 미국 다음의 2위를 유지했지만 거래량 비중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03년 35.9%에서 29.2%(2004년) 26.0%(2005년)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브라질 인도 중국 등은 실물경제 급성장과 더불어 세계파생상품시장에서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2006년과 2007년의 거래비중은 브라질(4.8%->5.2%) 인도(2.5%->3.2%) 중국(2.2%->3.0%)로 모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성장률에서도 뒤처지고 있다. 2007년 세계파생상품 거래량은 152억5000천만 계약으로 2006년 대비 28.6% 성장했다. 한국은 절반도 안되는 12.2% 증가에 그쳤다.



반면 세계최초로 주식선물을 상장시킨 남아공은 213.8%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 인도와 중국도 각각 64.9%와 69.2% 성장했다. 브라질은 39% 증가했다. 파생상품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도 각가 33.2%와 33.4% 성장했다.

류승규 선물시장본부 시장운용1팀장은 "코스피200 지수옵션과 코스피200지수선물이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어 국내파생상품시장도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200지수옵션시장은 2004년이후 3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다가 지난해 12.2% 증가로 돌아섰다.

류 팀장은 "지난해 세계파생상품 성장을 주도한 주식선물이 지난 6일 개장됐기 때문에 올해는 지난해보다 양호한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기업들의 헤지수요 증가로 지난해 세계 10위규모로 성장한 달러선물시장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이 위안이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헤지용 파생상품이 부족한 현재의 상품구조가 지속될 경우 한국의 위상추락은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환율이나 금리변동 위험을 헤지하려는 기업들의 수요를 충족시켜줄 상품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파생상품시장의 성장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병선 선물협회 연구위원은 "통화선물이나 금리선물 등의 거래가 부진한 것이 국내 파생상품시장의 최대 약점"이라며 "기업이 요구하는 헤지용 파생상품을 활성화시키고 원자재 탄소배출권 변동성지수 등 신상품을 상장시켜야 국내파생상품시장의 위상하락을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투기나 투자목적에 편중된 장내 파생상품을 기업의 헤지수요까지 충족시킬 수 있게 다양화시켜야 한다는 성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