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코, 2년만에 까르푸 인수

더벨 최명용 기자 2008.05.1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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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에버 매각]③2년전보다 6000억원 비싼 가격에 사들여

2년전 이랜드 그룹에게 고배를 마셨던 테스코가 까르푸 인수에 성공했다.

99년 2개 매장에서 시작한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불과 5년만인 2004년 전국 매장을 62개까지 늘리만큼 잘 나가는 곳이었다.

하지만 2005년경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롯데쇼핑 상장 차익을 무기로 롯데마트가 공격 경영에 나섰기 때문이다. 매출은 느는데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급기야 한국에서 철수할 것이란 루머까지 퍼졌다.



외형상 2위지만 1위인 이마트를 따라잡긴 힘들고, 3위 롯데마트는 바짝 뒤를 쫓고 있었다. 한국 할인매장 시장에서 샌드위치 신세를 타개하려면 성장 모멘텀이 절실했다.

이 때 꺼내든 카드가 M&A였다. 마침 까르푸가 한국에서 철수하며 기존 점포의 매각을 타진해왔다. 테스코는 영국에서 직접 회장과 부회장이 한국을 찾아 까르푸 매장을 찾고, M&A를 지휘할 만큼 까르푸 인수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랜드의 과감한 베팅에 고배를 마셨다.



까르푸 인수전에 실패한 뒤에도 테스코는 꾸준한 태핑을 해왔다.

100호점을 넘긴 이마트(총 매장수 112개)를 비롯해 홈플러스 67개, 롯데마트 56개 등 1~3위 업체만 더해도 200개가 넘는다. 홈에버 매장은 35개에 달하며 농협하나로마트도 할인마트 역할을 하고 있다. 포화상태가 임박한 한국 할인마트 시장에서 신규 점포만으론 승산이 없다는 판단, 무작정 점포를 늘리기 보단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확대전략을 쓸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 뉴코아백화점 강남점 인수 등 크고 작은 유통업체 인수전에 쉴새없이 뛰어들었다.


테스코가 홈에버로 간판을 새로 달은 까르푸를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은 지난 2월로 전해지고 있다. 인수전 막판에 롯데 등 경쟁업체들과 뛰어들어 뒤늦게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스코는 이번에 홈에버 인수금액으로 1조9500억원을 제시했다. 2년여전 까르푸가 1조7000억원에 팔렸던을 감안하면 2500억원가량이 비싸다. 부채가 2조원이 넘는 삼성테스코가 홈에버의 부채를 떠안는 조건으로 인수한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작년말 현재 부채비율은 459%로 차입금 의존도는 52%. 테스코가 향후 투입할 내부 인테리어 비용과 그동안 부동산 가격 인상분을 생각해도 가격이 비싸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와관련 테스코측은 홈에버 인수시 한국 매장은 102개(홈플러스 67개, 홈에버 35개)로 늘어나 이마트(112개)를 바짝 뒤쫓으며 시장 지배력을 더욱 키울수 있어 가격은 커다란 장애요인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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