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웃돈 받고 홈에버 팔아도 '손실'

더벨 현상경 기자 2008.05.1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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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에버 매각]②프리미엄 공유 및 각종 비용 감안시 2500억원 손실 예상

인수 2년만에 결국 홈에버를 재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이랜드그룹. 재매각으로 이익이라도 남겼을까. 1조7000억원에 사들인 회사를 1조9500억원에 넘겼으니 외형상 2500억원대의 이익이 생긴 것 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주식 양도로 생긴 2500억원중 이랜드 몫으로 떨어지는 것은 크지 않다. 다른 주주들과 나눠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동안 지불한 대출이자, 매장 리뉴얼에 쓴 돈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2500억원 가량 손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는 홈에버 매각자금을 보통주, 우선주, 전환사채(CB) 투자자들과 나눠야 한다. 산업은행 사모펀드(PEF), 화인컨소시엄(화인파트너스, 산은캐피탈, 도이체방크, 한국캐피탈, 한국개발금융, 베스트 PS유한회사)인 이들에게는 약정상 연 12%의 수익률이 보장돼 있다. 복리로 계산하면 2년간 약 1500억원에 달한다.

2500억원중 1500억원을 제하고 남는 1000억원은 경영권을 넘기는 대가로 받게 되는 덤(프리미엄)일까. 홈에버를 인수한 이후 이랜드가 들인 비용을 감안하면 그렇게 보기도 어렵다. 실비를 보전해 주는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랜드가 차입매수(LBO)방식으로 홈에버 인수를 추진하면서 국민, 우리은행에서 빌린 선순위 차입금이 8000억원. 2년여동안 이자로만 1000억원 가량이 나갔다. 또 홈에버 매장 리뉴얼에 들어간 비용 등 자본적 지출이 2007년에만 2500억원이 넘는다.

이랜드, 웃돈 받고 홈에버 팔아도 '손실'


결국 이랜드가 2년간 홈에버에 쓴 돈이 최소 3500억원이고, 이중 1000억원을 재매각을 통해 보전받는다고 해도 2500억원은 손실로 남게 된다. 여기에 그간 홈에버 인수와 운영에 들인 오랜 시간과 노력 등 비금전적인 면을 고려하면 손해가 이만 저만 아니다.

홈에버 재매각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말이 M&A업계에서 돌고 있는 것도 손해보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밑지고 팔더라도 그보다 더 큰 것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이쯤에서 홈에버를 잘라 냈어야 할 만큼 그룹 전체 사정이 좋지 못했다는 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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