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쌀값 급등, 원화 약세에 신음…한달 생활비 두배 뛰어
"쌀값이 자고 일어나면 올라있어요. 이제 밥을 끊어야 하나요? 밥대신 빵을 먹으려고 해도 밀가루값 때문에 빵가격도 오른지 오래됐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유학 생활하는 한 한국 학생이 쏟아낸 푸념이다. 뉴욕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정효영 씨(29)는 요즘 장 보기가 겁난다. 그가 평소 구입하던 쌀의 가격이 두배 가량 올랐다.
파 두 단에 1달러였던 것이 이제는 1.6달러로 60% 가량 올랐다. 계란 가격도 이전의 두배다. 한국상표인 '삼수갑산' 쌀은 10파운드짜리(약 4.5kg)가 지난달 10달러에서 13달러로 한달새 30% 가량 올랐다.
![↑ 뉴욕 한인타운 가게마다 쌀포대에 붙여놓았던 가격표를 뗀 채 판매하고 있다.](https://thumb.mt.co.kr/06/2008/05/2008051411102980850_1.jpg/dims/optimize/)
밥 대신 먹을 주식도 마땅찮다. 밀값 급등으로 빵, 면류 가격은 이미 오를 대로 올랐기 때문이다. 정 씨는 "한인타운에서 파는 자장면 한그릇 가격이 1만3000원"이라며 "빵 가격도 30~50% 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뉴욕에 있는 제과점마다 이미 지난 3월부터 '밀 가격 상승으로 부득이 가격을 인상합니다'라는 문구를 써붙였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 유학생들은 생활고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최근 원/달러 환율까지 올라 체감 물가상승률은 더 높다. 정 씨는 "달러 오르지, 물가 오르지 유학생들은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뉴욕에서 어학연수중인 김 모씨(28)는 "전에는 한번 장을 보면 20달러면 됐는데 지금은 같은 물품을 사도 30~40달러는 쓴다"며 "전에 한달 먹던 식비로 지금은 보름도 버티기 힘들다"고 말했다.
국제 쌀 가격은 올들어 급등세를 나타내며 1년새 50% 이상 올랐다. 특히 최근 각국의 수출중단에 따른 수급 불안은 미얀마의 사이클론 피해 우려까지 확산되면서 극에 달했다.
전날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쌀 6월 인도분은 100파운드당 22달러로 전일대비 1.96% 하락 마감했다. 이달들어 2일부터 6거래일 연속 급등한 쌀 가격은 지난 12일부터 소폭 하락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