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EDS 인수… IBM에 정식 도전장(종합)

유일한 기자, 오수현 기자 2008.05.13 20:57
글자크기
휴렛패커드(HP)의 일렉트로닉데이터시스템(EDS) 인수로 세계 IT 업계에서 HP의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드웨어 분야에서 독주하고 있는 HP는 EDS 인수를 계기로 소프트웨어에서도 현재 1위인 IBM을 따라잡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했다.

휴펫 팩커드는 13일(현지시간) EDS를 주당 25달러, 전체 139억달러에 사기로 했다고 공식 밝혔다. 139억달러는 지난 2002년 HP가 189억 달러에 컴팩을 인수한 이후, HP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 등 주요 언론들은 130억달러의 인수가를 예상했다.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HP가 서명할 정도로 인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HP는 이미 세계 컴퓨터 판매부문 1위를 6분기 연속 지키고 있는 컴퓨터 하드웨어부문 절대강자다.



2006년 델(Dell)을 밀어내고 컴퓨터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한 뒤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역전을 허용치 않았다. 반면 델은 대만의 컴퓨터 업체 에이서에게 2위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날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도 HP의 위상은 어김없이 드러났다. HP는 이날 지난 4월말로 끝난 2분기 주당 순이익(일회성 비용 등 제외)이 87센트라고 제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84센트를 웃돈다. 2분기 매출액은 283억달러로, 예상치 279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HP는 컴퓨터와 프린터 등 IT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소프트웨어 부문은 약점이 많았다. EDS 인수는 이를 '한방'에 만회할 수 획기적인 조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DS는 기업들의 컴퓨터 시스템의 효율적 운영을 돕는 아웃소싱 업무를 담당하는 업체다. EDS는 지난해 221억달러의 매출(전년대비 4%증가)을 달성하면서 업계에서 견조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HP가 EDS인수를 통해 세계 IT 서비스 업계의 절대강자 IBM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HP가 마지막 경쟁자로 지목하고 있는 IBM은 사실 기업의 정체성을 전환한지 오래다. 2004년 PC사업 부문을 중국 레노버에 매각하면서 컴퓨터 하드웨어 업체에서 서비스 업체로 탈바꿈했다.

현재 IBM은 IT 서비스 부문에서 전체 매출의 40%를 달성하는 등 서비스산업 연구컨설팅업체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IBM은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26% 증가한 23억 2000만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