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리포트]통화옵션, 달리는 환율에 '채찍'

더벨 이승우 기자 2008.05.14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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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운영 역외, 환율 변동성 키워

이 기사는 05월14일(09:2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최근의 환율 급등으로 손실이 늘어나고 있는 통화옵션이 환율 상승세에 채찍을 가하고 있다.



과도한 헤지(환위험 방지)를 한 기업들은 달러를 구하느라, 옵션 상품 운영을 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은 리스크 회피를 위해 달러 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들어올 달러가 많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통화옵션을 통해 과도하게 환헤지를 한 기업들이 옵션만기일에 계약 이행을 위해 달러 구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달러를 구하러 다니는 기업들이 가입한 통화옵션은 대부분 KIKO(Knock-In·Knock-Out) 구조로 짜여져 있는데 최근 환율이 1050원 근처로 급등하면서 계약 금액의 2배 혹은 3배, 심지어 5배까지 팔아야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KIKO 구조 통화옵션은 계약 당시 시장 상황에 따라 정해진 일정 범위(넉인 레벨) 이상으로 환율이 한번이라도 오르게 되면(넉인) 계약금액의 2배 이상을 달러를 팔아야 한다. 외화를 보유하고 있으면 문제가 없지만 보유하고 있는 외화가 없을 경우, 외환시장 내에서 구해 계약을 맺은 은행에게 지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업들은 높아진 시장환율에라도 달러를 사서 은행들에게 지급해야하기 때문이다.


외국계 은행 한 외환딜러는 "월별 정산을 하는 통화옵션 관련 달러 매수세가 매일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통화옵션 관련 기업들의 달러 매수에 더불어 옵션을 운용하는 금융기관들의 통화옵션 연계 달러 매수세는 더욱 강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기업들의 통화옵션 손실이 증가하는 동시에 이를 운영하는 은행들도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달러를 사야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향후 환율이 크게 내리지 않을 경우 미래에 만기가 돌아오는 통화옵션 상품에 대해 선물환 형식으로라도 달러를 미리 사놔야 한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환율이 급등하면서 KIKO구조 통화옵션이 넉인이 되면 옵션북(Book)을 운용하는 은행은 '숏감마' 상태가 되기 때문에 선물환 형태의 달러 매수에 나서게 된다"고 설명했다.

옵션 운영은 대부분 외국계 은행들, 즉 외환시장에서는 역외 세력들이 하고 있어 이 관련 달러 매수가 공격적이다. 실제로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최근 한달 보름 사이 역외는 40억달러에 이르는 달러 순매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역외가 상당히 공격적으로 달러 매수에 나서는데 신규 스펙(투기) 포지션도 있겠지만 옵션 관련 헤지를 위한 매수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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