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정치란 인내하고 타협하는 신뢰"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05.14 09:40
글자크기

[나에게 정치란]

김원기 "정치란 인내하고 타협하는 신뢰"


 지난 9일 김원기 전 국회의장(통합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섰다. 신상발언을 통한 은퇴식이었다. 하지만 여느 은퇴식과 달랐다.

 김 전 의장은 "야당이 된 민주당에 참으로 미안한 심정으로 말한다"며 "18대 국회에선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물리적인 힘으로 단상을 점거하지 않겠다고 선언해달라"고 요청했다.



 회의장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숙연해졌다. 단상 점거와 같은 물리적 저항은 소수 야당의 최후 보루다. 그것을 더 이상 해서는 안 된다고 김 전 의장은 말했다. "약한 야당을 각오하고 결단을 할 때 국민이 여러분들을 강한 야당으로 만들어 주실 것"이라는 역설을 들어 민주당 후배들을 설득했다.

 한나라당을 향해서도 부탁했다. 그는 "절대다수의 세력을 갖게 됐으니 차제에 민주주의의 본질이 소수자에 대한 존중임을 알고 이러한 자세를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국회의장이던 17대 국회 초반, 국민 신뢰를 51%까지 끌어올리겠다며 '51회 회장'을 자처했다. 당시 미국 의회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신뢰도는 75%였다. 반면 한국은 국민들의 신뢰도가 18%에 불과했다.

 정계를 떠나는 칠순의 노 정치인은 은퇴 인터뷰에서도 이같은 정치 불신의 현실이 바뀌지 않고 있음을 개탄했다. "법의 산실인 국회가 법치주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는게 가장 큰 원인입니다. 인내하고 대화하고 타협하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그래도 타협이 안되면 다수결의 원칙을 존중해야 하는데 그게 안됐습니다."

 그에게 정치는 '신뢰'다. 국민의 신뢰가 정치의 바탕이자 동력이라는 믿음이다. 민주당 후배들을 향해 "단상 점거를 하지 말라"고 호소하던 그의 목소리엔 정치가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배어 있었던 셈이다.


 그는 지난 4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