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진 사망자, 1만명 넘어서(종합)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05.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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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명피해 더 늘 듯
- 경제 타격 생각보다 적어
- 中, 올림픽 앞두고 왜 이러나?


중국 청두 강진의 피해규모가 시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AP,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이미 사망자수가 1만명을 넘어서고 붕괴된 건물이 50만채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번 지진으로 중국 거시경제가 입을 타격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학교 등 건물 붕괴 잇달아



중국 정부는 13일 오후 현재 전체 사망자수를 9219명으로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쓰촨성에서만 8993명이 숨지고 간쑤성과 산시성에서 각각 132명, 85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사망자수는 정부 발표를 크게 웃돌 것으로 우려된다.



AP, 로이터, 신화 등 외신들에 따르면 쓰촨성의 바이촨에서만 7000명이 사망하고 1만명이 부상했다. 바이촨의 전체 인구는 16만1000명이다. 바이촨 주민 10명 중 1명이 죽거나 다친 셈이다. 또 바이촨 내 건물 중 80%가 붕괴됐다.

주요 피해 지역 중 하나인 원촨에서는 지금까지 15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연락이 두절돼 소재 파악이 불가능한 사람이 6만여 명에 달해 추가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옌주시에서는 증기 터빈 공장이 무너지면서 공장 근로자 등 1만명이 매몰됐다. 현지언론들은 이중 최소 60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진앙 남쪽의 두지앙얀에서는 학교 건물 2동이 무너져 내리면서 교사 및 학생 50여 명이 숨지고 1300여 명이 건물 잔해아래 매몰됐다.


사이팡시의 공업지대에서는 화학공장이 붕괴되면서 수백명이 매몰되고 유독성 암모니아 용액 80여 톤이 누출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경제 타격 크지 않아

메릴린치는 청두 강진의 경제적 타격이 폭설 때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홍콩 소재 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들은 쓰촨성의 경제 규모가 상하이 등 폭설피해지역에 견줄 수 없는 수준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쓰촨성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9%. 제조업 비중은 이보다 더 낮은 2.5%에 불과하다. 내륙 오지라는 점에서 물류 운송의 비중도 높지 않다.

하지만 물가 상승 압박 가중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쓰촨이 중국 내 생산량의 5%를 담당하고 있는 아연과 알루미늄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이미 고공행진 중인 쌀값도 문제다. 쓰촨 쌀 생산은 중국 전체 생산량의 9%에 달한다.

올림픽의 해? 대재난의 해?

2008년 쥐띠 해는 중국인들에겐 남다른 한 해다.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그간의 국력 성장을 세계 만방에 알릴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최고의 해가 돼야 할 2008년이 최악의 해가 되고 있다.

불행은 중국 최대의 명절인 지난 2월 춘제(春節.설)때부터 시작됐다. 2월 상하이 등지를 강타한 50년래 최악의 폭설에 중국인들의 손과 발은 꽁꽁 얼어붙었다. 폭설 피해로 수십명이 사망하고 귀성·귀향객 수백만명의 발이 묶였다.

3월에는 티베트 라싸에서 비보가 날아들었다. 티벳자유화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 도중 최소 2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중국 정부의 무력 진압 논란과 반중감정은 이후 올림픽 성화 봉송 일정 내내 중국 정부를 괴롭혔다.

이달 초에는 샨둥성에서 10년래 최악의 열차탈선사고로 72명이 죽고 400여 명이 다쳤다. 얼마 지나지 않아 때 아닌 수족구병(HFMD)이 돌아 어린이 39명이 목숨을 잃었다.

중국 지도부는 상서로운 일들을 기대하며 8월8일을 올림픽 개막식일로 택했다. 중국인들은 숫자 '8'을 유난히 좋아한다. 8(八)의 중국어 발음인 '바'(ba)가 재물이나 행운이 깃드는 것을 의미하는 발(發)의 '파'(fa)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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