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레터]미래에셋의 넘치는(?) NHN사랑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08.05.1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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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이 검색 포털로 보이면 팔아라'

13일 오전 미래에셋증권이 내놓은 한 보고서가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국내 최대의 검색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 (173,900원 ▼700 -0.40%)이 검색 포털 업체라고 생각한다면 팔아버리라는 도발적인 제목이었지요.

호기심 반, 의아함 반에 열어본 보고서의 내용은 한 마디로 허무했습니다. NHN이 검색 포털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정공법적 논리를 신뢰할만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펼쳐진 것이 아니라 그냥 검색이나 게임 외에 디스플레이, 전자상거래도 잘 하니까 단순한 검색 포털이 아니라 '종합 인터넷 기업'이라는 것이 요지였기 때문입니다.



즉, NHN이 최근 검색광고 부분의 성장성 둔화 및 게임 부문 비중 확대 우려 등으로 주가가 급락했지만 '그래도 좋은 회사'라는 것이였지요.

물론, 이 주장이 허무맹랑한 것은 아닙니다. 사실, NHN은 검색, 게임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전자상거래도 잘 하는 명실공히 '인터넷 1등 기업'이니까요.



하지만 NHN의 주매출원인 검색 광고 부문의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이같은 주장이 나온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증권사 인터넷 담당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를 메모리반도체 업체로 보지 말아라. 프린터도 잘 만든다'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느냐"고 반문한 뒤 "검색부문의 성장성이 둔화됐지만 디스플레이나 전자상거래 등 다른 부문도 잘 하니까 투자매력은 충분하다고 쉽게 표현해도 될 것을 애널리스트가 다소 욕심을 부린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일부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대량 보유하고 있는 NHN에 대해 무리한 '애정공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큰손인 미래에셋운용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종목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이 나쁜 보고서를 쓰면 압력(?)을 가하는 등 보유종목에 대한 애정이 넘치기로 유명하다"며 "이젠 계열 증권사 담당 애널리스트도 이용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NHN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된 직후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검색광고 부문 성장세 둔화를 들어 NHN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지만 미래에셋증권은 목표주가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 증권사의 목표주가는 37만원으로 국내외 증권사 중 최고 수준입니다.



넘치는 사랑은 모자람만 못한 것일까요. 아니면 NHN을 검색 포털로 여기는 많은 투자자들이 미래에셋의 조언을 따른 탓일까요. NHN은 이날 전날보다 3100원(1.45%) 떨어진 21만1000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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