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株 급락, '엉터리 리포트' 때문(?)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2008.05.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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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수익 악화" vs "잘못된 분석"

-경쟁격화 vs "노는 판이 다른데..."
-수요급감 vs "이미 3년치 일감 갖고 있어"
-원자재가격 상승 vs "목표 영업이익률 달성 가능"

이달 들어 상승세를 유지하던 조선주가 13일 일제히 급락했다.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매도세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추진이 미뤄진다는 소식도 조선주 급락에 한몫했다.



조선업체들은 '하반기 실적 악화'라는 몇몇 증권사들의 전망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최악 시나리오로 투자자를 호도하고 있다", "의도적인 깍아내리기에 불과할 뿐"이라고 맞서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날 수주량 감소로 수주잔고가 줄어들고, 경쟁격화로 벌크선을 시작으로 4분기부터 선가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후판가 급등으로 조선업체의 이익이 낮아질 것이라며 조선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췄다.



조선업체는 그러나 이같은 전망 리포트에 대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짜맞춘, 악의적인 전망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32,750원 ▲1,150 +3.64%) 관계자는 "신생 조선업체들이 벌크선 등에 대한 가격하락을 시도한다 해도 대형 조선업체의 선가도 같이 내려갈 것이란 전제 자체가 무리"라며 "글로벌 업체와 신생 업체는 말 그대로 '노는 판'이 다른데, 같이 취급하면 어떻게 하냐"고 반문했다.

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 관계자는 "신설 업체들은 생존기반 확보, 단기 실적 제고, 낮은 기술력 등 때문에 저부가가치 선박 수요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대형 업체들의 실적에 큰 영향을 줄 것이란 해석은 업체간 차별화를 무시한 단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수요 위축에 따른 선가 인하에 대해서도 조선업체들은 시장 여건을 감안하지 않은 분석이 멋대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은 3년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선주들과 협상할 때 수세에 몰릴 이유가 없다"며 "비록 수요가 예상보다 많이 줄어든다해도 몇몇 증권사에서 예측하듯 당장 하반기부터 실적 및 수주악화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선박 발주량(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절대 수요의 감소가 주된 이유지만, 중국 조선업체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선박을 제때 발주하지 못해 총량 면에서 줄어든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메릴린치는 이날 현대중공업 목표주가를 37만원으로,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철강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을 감안할 때 2, 3분기에 마진이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릴린치의 현대중공업에 대한 전망은 다른 대형 조선업체에도 똑같이 부정적인 투자판단 잣대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이에 대해 "개별 업체들의 노력을 감안하지 않은 탁상공론식 분석"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른 가격대로 구매한 후판 등 철강을 3분기부터 생산에 본격 투입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2년전 수주했던 선가 수준이 어느 수준인지 △당시 후판가격대를 어느 수준으로 예상하고 책정했는지 △후판값 상승분을 자체 흡수하는 능력을 얼마나 키웠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단지 후판값 인상→실적 및 수익 악화라는 인식은 지나치게 도식화된 전망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대형 조선업체들은 후판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목표했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2년전부터 워낙 선가를 높게 책정해 왔기 때문에 비록 수익성 개선 추세에서 굴곡은 나타나겠지만 추세 자체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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