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일꾼]리턴매치로 돌아온 '박근혜맨' 이성헌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8.05.1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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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일꾼]리턴매치로 돌아온 '박근혜맨' 이성헌


이성헌 한나라당 당선자(서울 서대문갑)는 우상호 통합민주당 의원과의 리턴매치에서 승리해 국회 재입성에 성공했다.

두 사람 모두 연세대 81학번 동기지만 나이는 이 당선자가 위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입대했기 때문이다. 그가 사회문제에 눈 뜬 것도 이 때였다.

집에서 군대에 출퇴근했던 그는 어느 날 버스 안에서 한푼만 달라고 구걸하는 아이를 만났다. 문득 창 밖을 보니 세종문화회관 앞에 말쑥한 차림의 아이들이 빈소년 합창단에게 꽃다발을 선사하기 위해 모여 있었다. 버스 안팎을 경계로 아이가 처해 있는 상황이 극과 극이었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그는 막연하게나마 "우리 사회가 이래선 안 된다"고 느꼈다. 이후 시인 김지하의 '오적', 소설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등을 읽으며 좀더 체계적으로 사회문제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늦깎이 대학생이 된 후 자연스레 학생운동에 발을 담궜고 1983년에 총학생회장에 당선됐다. 정계 입문의 발판도 비슷한 시기에 마련됐다. 이듬해인 1984년에는 광주 민주화운동 4주년 기념식에 예정돼 있었다.



총학생회는 야당 지도자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 초청 강연회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행사 당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경찰이 김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봉쇄해버려 나올 수 없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유가 어떻든 약속을 어긴 것을 미안해하며 1985년 2월 총선에 출마하는 이민우 후보를 도와달라고 제안했다. 이 당선자는 이를 계기로 정치를 시작해 김 전 대통령을 도와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 일했고 2000년엔 16대 총선에 출마해 금배지를 달았다.

4년 뒤인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탄핵 역풍이 몰아닥쳤다. 박근혜 당시 대표는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에게 비서실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지역구 상황도 나빴지만 그는 책임감에 흔쾌히 수락했고 결국 낙선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와의 인연은 계속 이어졌다. 박 전 대표가 2006년 지방선거 기간 중 피습을 당했을 때 그는 사무부총속으로 바로 옆자리에 있었다.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때는 박근혜 캠프에서 조직총괄단장으로 일했다.

이 당선자는 18대 국회에서 금융위나 지식경제부가 속해 있는 상임위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경제 정책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낙선을 해보니 지역구에서 일할 수 있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며 "어려운 사람들의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전남 영광·1958년생 △연세대 교육과학대학 졸업·연세대 총학생회장 △민주자유당 대표최고위원실 부국장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16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사무부총장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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