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도대체 왜 이렇게 오르나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05.1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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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불균형.."너무 올랐다" 진정 전망도

-수요 증가 비해 공급은 제한적..구조적 랠리
-100달러 아래는 어렵다, 신패러다임
-OPEC 증산 움직임 주목..숨고르기 전망도


국제 유가가 연일 사상최고치로 치솟았다. 이제 '유가 200달러 시대가 온다'는 전망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다.



무엇보다 유가 급등의 주 원인이 '투기자금의 쏠림 현상'이 아닌 '수요 공급의 구조적인 불균형' 때문이라는 점에서 유가 상승세는 쉽게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석유 수요는 증가하는 데 공급은 한정돼 있다. 최근에는 공급을 제한하는 여러 요소들이 일시에 터지면서 유가의 가파른 상승세를 부추겼다.



◇ 수요 느는데…'전방위 공급난' =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6~24개월 안에 최대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7일 연내 150달러 시대가 온다고 밝혔다.

석유수출기구(OPEC)도 200달러 시대를 공식화하며 달러 약세를 유가 급등의 원인으로 꼽았다. 차킵 켈릴 OPEC 의장은 지난주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달러 약세가 계속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OPEC은 투기세력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공급 부족을 부인해왔다.

하지만 지난 4월 이후 유가 상승은 달러화가 반등한 속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투기자금이 약달러의 도피처로 원유시장을 선택하고 공세에 나섰던 것과는 차별된다.


이에 따라 공급량에 비해 수요가 지나치게 많다는 수급 불균형이 유가 상승의 원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가들의 수요가 급증한 반면 이란, 이라크, 나이지리아 등 주요 생산국이 정정불안으로 제대로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30년간 원유 생산 증가를 주도해온 비(非)OPEC 산유국들은 최근 자원민족주의 등을 내세우며 생산을 자제하고 있고 이는 공급불안을 심화시켰다. 또 일부 산유국의 생산량은 매장량이 고갈되며 부쩍 감소했다. 유가 상승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북반구의 여름철 에너지 소비 특수까지 앞두고 있어 수급 불균형이 한층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 '천정부지' 유가…'新패러다임' =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2.27달러 오른 125.96달러로 마감했다. 시간외 거래에선 126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유가는 지난주 5일 연속 사상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한주간 8.3% 올랐으며 1년 전과 비교해 100%가 넘는 상승세다.

라이안 오일&가스 파트너스의 닐 라이안 대표는 "유가가 새로운 패러다임에 들어섰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지만 유가는 다시 배럴당 75달러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너무 올라 쉴때도 됐다= 유가 급등이 전세계 경제에 큰 부담으로 부각되면서 증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미국 의회의 투기세력 규제 움직임과 맞물려 급등한 원유시장이 숨고르기에 진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OPEC 회원국인 리비아의 쇼크리 차넴 대표는 "OPEC이 지금까지의 (수출량을 늘리지 않는다는)입장을 뒤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석유 공급량을 늘릴 의사가 없다고 밝혀온 OPEC이 국제 여론을 의식하기 시작한 셈이다.

펄빈&겔츠(Purvin & Gertz)사의 빅터 슘 선임연구원은 "시장이 바로 잡힐 여지가 있다"며 "OPEC이 생산량 증대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고 미국의 석유 재고량이 늘어난다면 현재의 열기가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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