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노사상생을 위한 노조의 역할

김홍열 코오롱 노조위원장 2008.05.1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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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노사상생을 위한 노조의 역할


1987년 6.29선언 이후 자유화 바람에 편승하여 많은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또 그 동안 억눌렸던 감정이 폭발하여 파업으로 이어지면서 높은 임금인상과 근로조건개선, 복지향상등 많은 것을 빠른 시간 안에 이루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혼란한 틈을 노려 정치색을 지닌 노동단체들이 파고들기 시작하면서 각 사업장의 노동조합은 순수성이 퇴색되며, 정치적 파업, 이념적 파업으로 우리나라는 해마다 많은 파업이 발생하는 불명예를 안기도 하였다.



파업을 통해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었지만, 파업이 끝나고 나서 우리가 피부로 느끼지 못했던 손실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치적 파업, 이념적 파업 등 불필요한 소모적인 대립관계가 지속될 경우 많은 노사가 서로가 공멸하는 현실에 처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이러한 소모적인 대립관계로 인해 많은 회사들이 문을 닫거나, 많은 구성원들이 직장을 떠나는 안타까운 현실을 겪어야만 했다.



이제는 노사 모두가 위기감을 느끼고 서로가 같이 갈 수 밖에 없다는 동반자 의식을 가지고 먼저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노사상생이란 그렇게 거창하고 어렵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옛말에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는 소모전을 계속할 경우 노사상생은 절대로 이루어 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노사가 서로의 시시비비만 따지면서 자기들의 몫만 챙기려 한다면 평행선만 그릴 수 밖에 없다. '내가 하나를 양보했는데 , 너는 반개 밖에 양보하지 않느냐'고 하면 또 다른 불신과 대립만을 불러 올 뿐이다.

지금 세계경제는 글로벌화에 따른 기업의 무한 경쟁시대에 돌입하였다. 역량을 키우지 않은 회사는 도태되고, 그 구성원들은 고용불안과 생존경쟁에서 도태되는 어려운 현실에 놓일 수 밖에 없다.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노조와 사용자 모두 공멸할 것이 자명하다. 노와 사 모두가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의 흐름에 순응하는 것이 세계경제 글로벌화 시대에 살아남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노동조합 집행부는 조합원들의 권익을 대변하여 주는 곳이다. 조합원들의 고용불안을 해소시켜 주고, 안정적인 경제주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세계경제의 글로벌화에 따른 기업의 무한 경쟁시대에는 노조가 영업전선에도 뛰어들어 자사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세일즈맨도 되어야 한다. 또 기업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기업홍보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익에 따른 새로운 기술설비투자를 유도하고 성과에 따른 올바른 분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리 감독하여 투명한 기업을 만들 수 있도록 조언도 할 수 있는 동반자 역할도 충실히 하여야 한다.

그렇게 될 때만이 기업의 무한경쟁시대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아 조합원들의 고용안정과 안정적 경제기반을 확립시켜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한쪽에서만 노력하는 일방적인 협력관계는 진정한 노사상생이라고 말 할 수 없다.

회사는 노동자의 노동행위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해주고, 복리후생제도를 다방면으로 마련하여 스스로가 자신이 몸담은 회사를 자신의 회사로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처럼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상호 협력적 관계가 이루어질 때 진정한 노사상생을 이루어 냈다고 할 수 있다.

노사관계는 서로가 진정한 동반자로 인식하고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기업과 노동자가 함께 살 길을 모색하는 윈윈전략이 필요하다. 어느 한쪽의 희생을 요구하는 일방적인 협력 관계가 아니라 상호신뢰를 통한 상호협력관계가 이루어 질 때 진정한 노사상생을 이루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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