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200弗, IMF 충격 뺨친다"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08.05.13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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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경제성장률 -0.31%ㆍ물가상승률 6.04%" 분석

-무역수지·물가·내수·투자 모두 악영향
-지난해 기준할 때 -0.31% 성장, 6.04% 물가상승
-"유가 상승 속도에 따라 경제충격 더할 수도"

 '유가 200달러 시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0.31%, 물가상승률은 6.04%.'



 유가 상승이 지속돼 200달러가 되면 경제는 침체되고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은 2000년 들어 유가가 10% 오를 때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가 되면 지난해 평균인 72.21달러 대비 177% 오른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 유가가 10% 오를 때마다 성장률이 0.3%포인트씩 떨어진다고 보면 유가가 200달러가 되면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5.31%포인트나 떨어져 결국 마이너스 0.31%가 된다.
 
물가는 어떻게 될까. 한국은행은 2000년 이후 국제 유가가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0.2%포인트 오른다고 봤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2.5%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유가 200달러 시대에는 6.04%로 치솟는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최근 경제 상황을 보면 이같은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는 이미 시작된 것 같은 느낌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민간소비(GDP 속보치)는 전년 동기보다 3.5% 증가하면서 2005년 1분기(1.6%) 이후 가장 낮았다.

설비투자(GDP 속보치)는 전년 동기보다 1.7%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전기에 비해서는 0.1%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월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9% 늘었음에도 무역수지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원유 도입 단가 상승으로 원유 수입액이 1년 전에 비해 57%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같은달 유가 상승에 환율 상승 효과까지 겹쳐 소비자물가는 4.1%, 생산자물가는 9.7% 급등한 것으로 나왔다.

 마이너스 경제성장의 악몽을 떠올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불과 10년 전 IMF 위기 때인 1998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6.9%였다. 소비자물가 역시 높은 수준인 7.5%였다.



 이보다 앞서 2차 오일쇼크 때인 1980년에도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1.5%의 성장률을 보였다. 더 끔찍한 것은 물가가 28.7%나 치솟으며 서민들의 체감경기를 급랭시켰다는 점이다. 1978년 12월 12.7달러였던 국제유가가 1980년 10월까지 2년여 동안 37.0달러로 3배 가까이 치솟은 탓이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유가 상승에 따른 GDP 하락과 물가 상승은 유가가 얼마나 빠르게 상승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200달러 시대가 앞당겨질수록 경기가 침체의 강도도 그만큼 커진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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