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촛불집회, 성난 촛불 모여 축제 열다

조철희 기자 2008.05.1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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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근 기자 qwe123@ⓒ이명근 기자 qwe123@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가 시민들의 문화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비보이의 댄스공연, 개그맨 사회자의 시사개그, 청소년 댄스팀의 힙합공연 등 각종 문화공연이 펼쳐지면서 시민들은 '시위'를 즐겼다.

9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 반대를 위한 수도권 시민 촛불문화제'에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나온 시민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청계광장 인근의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하이서울페스티벌 2008 봄축제' 보다 참여인원도 많고 분위기도 더욱 뜨거웠다.



이날 사회를 맡은 개그맨 노정렬은 행사 시작 전 "무거운 행사가 아닌 즐거운 문화제가 되도록 진행을 하겠다"고 밝히고, 실제로 재치넘치는 진행으로 시민들에게 많은 웃음을 줬다.

특히 그가 전직 대통령들의 성대모사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논란'을 풍자하자 시민들은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청소년들이 무대 앞에 나와 선보이는 율동과 노래에 시민들도 박수와 함성으로 호응했다.

ⓒ이명근 기자 qwe123@ⓒ이명근 기자 qwe123@
"오죽하면 아이를 데리고 여기까지 나왔겠냐"고 토로한 한 주부의 말처럼 시민들의 분노는 지금 정점에 달해 있다. 자칫 무겁고 심각하기만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이같은 문화공연과 시민들 사이의 동질감, 흥겨운 에피소드들로 인해 축제 분위기가 됐다.

한 시민은 자비로 음료수를 사 주위의 다른 시민들에게 건넸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 주부는 옆에 앉은 학생에게 아이를 부탁하고 화장실에 다녀오기도 했다. 바람에 촛불이 꺼지면 거리낌없이 옆에 앉은 사람의 촛불을 옮겨 붙였다.


시민들은 정부에게서 느끼지 못한 '신뢰'를 거리로 함께 나온 사람들에게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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