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가 남기고 간 편지

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2008.05.1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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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신필균 공동모금회 총장에 격려 전달.."경제적 성공엔 사회책임 따라"

↑빌 게이츠 MS 회장과 신필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빌 게이츠 MS 회장과 신필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4시간 30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사진 왼쪽)이 지난 6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주최 ‘코리아 이노베이션 2008’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해 체류한 시간이다.

그 짧은 시간 동안 그가 남기고 간 편지가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 편지에서 그는 어머니의 격려로 처음 모금활동에 참여한 사연과 경제적 성공에 대한 그의 철학을 전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0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7일 빌 게이츠 회장의 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신필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사진 오른쪽) 앞으로 작성된 이 편지는 빌 게이츠 회장이 지난 4일 미국에서 작성해 6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 맡긴 것이었다.



빌 게이츠 회장은 "지역사회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기관들을 지원하는 일은 나의 삶에서,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설립 이후 기업문화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편지를 시작했다.

그는 "어머니의 격려 덕분에" 30여년 전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러한 활동에 처음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의 어머니인 메리 게이츠는 세계 공동모금회(United Way International)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한국 경제에 대해 그는 "최근 수십 년 동안 한국은 괄목할 만한 경제적 성장을 이루어왔다"면서 "경제적 성공은 지역사회를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대한 책임도 뒤따라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썼다.

그는 "기업 혹은 정부나 공공기관이 혼자의 힘만으로 우리 모두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는 없다"고 내다봤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협력'이었다. 그는 "우리의 시간과 지식, 재원으로 서로 함께 노력한다면 우리 지역사회와 전 세계에 실제적이고 지속적인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활동에 대한 격려도 덧붙였다. 그는 "한국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기업들이 지역사회에서 더욱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들었다"며 "선도적인 노력에 성원을 보낸다"고 썼다.

그는 개인적으로 미국 공동모금회의 ‘토크빌 소사이어티(Tocqueville Society)’라는 고액기부자클럽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2만명의 개인 기부자들이 속한 ‘토크빌 소사이어티’는 연간 5000억원을 모금하고 있다.



신필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은 “혁신적인 자선활동으로 나눔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빌 게이츠 회장의 격려편지를 통해 우리나라 나눔문화를 되돌아보게 되었다"며 한국마이크로소프트를 통해 빌 게이츠 회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아래는 빌 게이츠 회장이 신 총장에게 보낸 서한의 전문이다.

◇빌 게이츠 회장 서한 전문(번역 :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신필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님께

지역사회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기관들을 지원하는 일은 저의 삶에서,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설립 이후 기업문화에서도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제가 아주 어릴 적부터 미국 공동모금회(United Way)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고, 그 후 세계 공동모금회(United Way International)의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30여 년 전 마이크로소프트가 처음으로 공동모금 캠페인에 참여했던 것도 어머니의 격려 덕분이었습니다.

미국 공동모금회(United Way)와 같이 지역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기관들을 폭넓게 지원해 온 것을 보면 그간 마이크로소프트가 사회를 위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기업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우리가 사는 지역사회를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데 마이크로소프트가 함께 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 기부가 지역사회에서 사회적 또는 경제적 기회를 촉진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기업들이 지역사회에서 더욱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세계 공동모금회의 회원으로서 한국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기업의 기부문화를 확산하는데 선도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데 대하여 성원을 보냅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한국은 괄목할 만한 경제적 성장을 이루어왔습니다. 저는 경제적 성공은 지역사회를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대한 책임도 뒤따라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기업 혹은 정부나 공공기관이 혼자의 힘만으로 우리 모두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시간과 지식, 재원으로 서로 함께 노력한다면 우리 지역사회와 전 세계에 실제적이고 지속적인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08. 5. 4.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빌 게이츠
빌 게이츠가 남기고 간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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