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교복부대' 왜 줄었나

조철희 박종진 기자 2008.05.09 22:42
글자크기
ⓒ이명근 기자 qwe123@ⓒ이명근 기자 qwe123@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를 이끌어왔던 '교복부대'가 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에선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전 집회 때는 절반 이상의 참여인원이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었지만 9일 행사에선 드물게 보일 정도로 적은 인원이 참여했다.



2일부터 시작된 촛불집회는 사실 청소년들의 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순수한 동기로 친구들끼리 손을 붙잡고 거리로 나온 청소년들은 자신과 가족, 친구의 건강을 위해 미친소 반대를 외쳤다.

규모가 점점 확대되면서 정부는 집회주최자와 '문자괴담' 발신자 사법처리 방침을 취했다.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7일 "학교에서 1차적으로 철저한 지도를 통해 학생들의 집회 참여를 막도록 했다"고 밝혔다.



일부 학교에선 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과 문자메시지를 보내 학생들의 집회참여를 제한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한 학생은 "학교에서 문화제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이름을 적어 관리한다"며 "오늘 행사에도 교육부 관계자들이 나와 학생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들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용인에서 온 고등학생 서모양(17)은 "학교에서 우리가 집회에 참여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가정통신문과 문자메시를 부모님들께 보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일부 학교들의 '학생지도'는 학생 참여 감소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 때마침 겹친 중간고사도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기 원하는 학생들의 발목을 잡았다.

안산의 한 고등학교를 다니는 전모양(17)은 "우리학교는 시험을 일찍 봐서 오늘 중간고사를 마치고 나오게 됐다"며 "다른 학교 친구들은 중간고사 기간이어서 많이 못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 주변에서 시위를 벌인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의 한 인권활동가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당당하게 내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